사회 사회일반

勞 눈치보는 정부·정치권...생산성 화두엔 묵묵부답

"韓 노동유연성 강화해야" OECD 제언과 엇박자

정부와 정치권은 노동 생산성 제고 담론에는 사실상 침묵한 채 고용 안정성 확보에만 힘을 쏟고 있다. 문제는 고용 안정성 확보가 근로자의 삶의 질 제고, 생산성 향상이라는 목적과 달리 오히려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도 이 같은 문제 지적과 궤를 같이한다. OECD는 지난해 10월 우리나라를 향해 “노동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노동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한국의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감안할 때 생산성 제고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혁신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 안정성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이런 IMF의 권고와는 정확히 거꾸로 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파견 근로자에 대한 직접고용 유도 등은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이에 반해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방안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현 정부는 지난 정권이 노동 유연성 제고와 임금피크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 등 양대지침도 폐기했다. 정치권도 근로시간 단축 등을 논의함에 있어 생산성 제고 방안 등은 다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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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노조의 입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대 노총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이 그동안 규제 완화나 노동시장 유연화를 만병통치약처럼 쓰다 보니 우리나라가 저성장의 늪, 양극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의 우리 사회는 고용의 질을 바꾸자는 게 대세인데 그런 마당에 노동 유연성·생산성 제고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가 잘 구축돼야 한다”며 “능력이 있든 없든 같은 월급을 주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와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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