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약가점제에서 가장 점수 배정이 높은 부양가족수에 대한 가점을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 점수를 높이기 위해 함께 살지 않는 부모, 조부모의 주소만 함께 옮겨놓는 불법 ‘위장전입’을 막기 위함이다.
국토교통부는 관계자는 1일 “청약가점제의 부양가족수 배점을 높이기 위한 위장전입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며 “연내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기 위해 실무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서민과 노부모 등 부양가족이 많은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당첨 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로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청약통장 가입기간으로 점수를 매긴다. 그런데 세 개 항목 중 부양가족수는 노부모 등의 주소만 옮겨놓으면 얼마든지 높일 수 있고 타 항목에 비해 배점도 높아 위장전입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서 청약가점제 배점을 손질해달라는 민원이 줄을 이으면서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고안 중이다.
특히 최근 들어 청약자들이 가점제에 민감해진 이유는 이번 정부 들어 가점제 대상 아파트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지난해 9월 20일 이후 공급하는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100%가 청약가점제로, 전용 85㎡ 초과는 50%가 가점제로 공급된다. 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한 수도권 청약조정지역에서도 전용 85㎡ 이하의 75%, 85㎡ 초과의 30%가 청약가점제로 분양되고 있다.
정부는 모든 청약자의 집을 방문해 거주 실태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1명당 5점인 배점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투명한 잣대인 무주택기간, 청약통장 가입기간의 배점을 올리는 등의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모 등 직계존속에 대한 거주 기간을 현행(3년)보다 늘리거나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자녀)의 배점을 달리하는 것도 방법으로 제시한다. 이밖에 다자녀,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이 있는 만큼 이들 특별공급을 확대하는 대신 부양가족 배점을 없애고 무주택기간과 통장가입 기간만으로 가점제를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