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市)정부가 야심 차게 시도한 첫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하버 아트 조각공원’에서 한국의 현대미술가 김홍석 상명대 교수의 ‘곰 같은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2일 개막해 오는 4월11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는 홍콩 중서구 산책로부터 완차이 지역, 빅토리아 항구 주변을 배경으로 세계 각국의 작가 19명의 대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예술 선진도시로서 입지를 다지는 홍콩의 포부를 보여준다. 영국을 대표하는 조각가 안토니 곰리를 필두로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트레이시 에민, 미국의 제니 홀저와 토니 아워슬러, 일본의 쿠사마 야요이 등 화려한 명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한국인으로는 김홍석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가 선보인 작품 ‘곰 같은 형태’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다랗고 검은 쓰레기봉지의 조합에서 시작됐다. 거리에 뒹굴다 보행자의 발길에 걷어차이기도 한 검은 봉지가 곰이나 개 같은 모양을 이루기도 하는 데서 작품을 착안한 작가는 이를 전통적 조각재료인 청동으로 정성스레 제작했다. 버린 사람도 차거나 옮겨놓은 보행자도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었지만 이 안에서 “모종의 합의”를 포착한 작가가 사회·풍자적 의미를 담아 작품을 이뤘다. 지난 2013년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는 같은 개념의 ‘개 같은 형태’를 내놓았다. 이번에 선보인 ‘곰 같은 형태’는 지난 2014년 뉴욕 맨해튼 트라이베카 공원에서도 선보인 적 있으며 전시 후에는 홍콩 타마파크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