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현대미술관(MoMA·이하 모마)이 소장한 미술 한류(韓流)의 원조 이응노(1904~1989) 화백의 작품 3점이 60년 만에 국내 미술계 관계자에 의해 확인됐다.
이응노는 조선의 수묵화가 해강 김규진에게서 그림을 배웠고 대나무에 탁월하고 죽순처럼 빠르게 배운다 하여 죽사(竹史)라는 호를 받았다. 이후 눈으로 본 대나무가 아니라 마음으로 본 그 진정한 모습을 그려야겠다며 변화를 시도했고 해방 후 일본미술의 잔재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고유의 화풍을 형성한다. 이응노는 뉴욕에서 열린 ‘한국현대미술전’에 참여했고 1958년 록펠러재단을 통해 그의 작품 3점이 모마 소장품이 됐다. 모마는 프랑스 퐁피두센터, 영국 테이트모던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앞서 1956년에 이중섭의 은지화 3점이 아시아 화가 최초로 모마에 소장됐고 이응노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듬해 이응노의 작품들은 신소장품 전시를 통해 선보였지만 이후에는 공개된 적 없었다. 같은 해 이응노는 프랑스에 정착해 유럽을 근거지로 새로운 미술을 시도한다.
대전시 이응노미술관이 지난달 모마에 방문해 이응노 작품 3점을 확인했다. 이들 작품이 국내 미술계관계자를 통해 확인되기는 약 60년 만이다. 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은 “3점 중 2점은 족자 형태 작품인데 훼손 없이 상태가 좋고 1950년대 후반 작가의 고유 양식과 정서를 잘 보여줬다”면서 “동양적 정서를 현대적으로 표현한 이들 작품을 매개로 교류전·기획전이 성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원조 미술한류를 일으킨 이응노는 지난해 파리 퐁피두센터와 세르누치미술관 등지에서 개인전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