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노인부양률을 낮추는 방법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고령화를 경고하는 책들이 부쩍 많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10여년 전부터 지난 2000년 1억2,000만명 인구가 오는 2100년에는 4,100만명이 된다고 하면서 지방소멸·일본소멸 등을 이야기한 바 있다. 고령사회의 미래에 대해 거의 괴담 수준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럴 때일수록 고령화를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고령사회의 위험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노인부양률’을 보는 관점 전환을 통해 고령사회 극복의 단초를 찾아본다.


노인부양률은 65세 이상의 노년인구를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로 나눈 것으로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몇 명의 노년인구가 있는가를 나타낸다. 이 수치는 1975년에 6%였는데 2015년에는 17% 수준으로 증가했다. 젊은이 100명당 노인 6명에서 지금은 17명이 됐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값이 2045년에는 66%로 젊은이 100명당 노인이 66명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경악할 만한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이 값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출산율은 생각보다 떨어지고 수명은 예상보다 길어지기 때문이다. 노인부양률 수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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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부양과 피부양의 기준을 65세가 아니라 75세를 기준으로 나누면 어떻게 될까. 75세 이상 인구수를 15~74세의 인구수로 나눠 노인부양률을 계산하면 노인부양률은 2015년 6.6%, 2045년에는 26%로 먼저 언급한 17%, 66%와는 차이가 크다. 한마디로 노인부양률이 뚝 떨어진다. 하지만 생산활동을 10년 더 하고 부양받는 연령도 평균 10년이 길어지려면 노년 인구의 엄청난 ‘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어떻게 가능할까.

답은 고령층이 가진 자산을 잘 활용하는 데 있다. 고령층은 인적자산·금융자산·주택자산을 갖고 있다. 주택자산의 비중이 가장 높고 다음이 금융자산과 인적자산의 순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 세 자산을 모두 비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빨리 퇴직해 단순 근로일을 하고 금융자산은 저금리 시기에 그냥 예금에 둔다. 그리고 주택자산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않고 죽을 때까지 보유하다가 물려준다. 고령층은 보유자산에서 소득을 별로 만들어내지 않는 상황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고쳐가야 한다.

인적자산을 활용해 노후에도 근로소득을 얻어야 한다. 장수사회에서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갭은 더 커질 수 있으므로 노후에도 자신의 인적가치를 높여 오래 일을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당국도 여기에 투자해야 한다. 금융자산의 운용 수익률을 높여 금융소득을 높여야 한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자산을 좀 더 장기로 운용할 수 있으므로 수익성을 추구해도 된다. 주택은 유동화해야 한다. 주택연금을 받게 되면 3억원의 집을 가진 70세 사람은 매월 92만원을 종신토록 받을 수 있다. 현재 주택연금은 약 5만명이 가입하고 있으며 평균 72세의 가입자가 매월 평균 99만원의 주택연금을 받고 있다. 이 세 자산만 효율적으로 활용해 소득을 만들어낸다면 노인부양률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다. 고령사회 극복은 노년인구를 보는 관점을 바꿔 명목적인 노인부양률이 아닌 실질적인 노인부양률을 낮추는 노력에서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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