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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금융집사로 변신하는 증권사] 지역밀착·기후금융으로 돌파구 찾는 중소형 증권사

대신증권 자회사와 협업 강화

유진투자證 지역고객 확보 적극

SK證 세무·대출 패키지 서비스

IBK투자證 등은 중기특화 나서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 격차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이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 부문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화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신 순자본비율(NCR) 적용이 시작되면서 대형사의 사업영역이 더 확대되고 중소형사는 확장에 제약이 걸리며 중소형사의 특화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통의 중견 증권사인 대신증권(003540)은 다양한 자회사와의 협업으로 WM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대신증권은 대신자산운용·대신저축은행·대신F&I 등 여러 금융 관련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이 같은 자회사와 함께 대신증권은 금융상품 소실부터 투자, 상품화, 판매와 운용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로 WM 부문의 수익성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자회사 간 시너지를 통해 WM 영업을 강화한 결과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사상 최초로 50조원을 돌파했다.

유진투자증권(001200)은 우수PB 육성과 주요 지역 거점 점포를 마련하며 WM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1·4분기 중 유진MBA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우수PB를 육성한다. 세일즈·고객관리·금융상품 등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거점 고객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복안을 가졌다.

2016년 유진투자증권은 리테일영업본부를 자산관리본부로 전환하면서 WM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역특화 WM 교육으로 영업권에 밀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SK증권(001510)은 법인고객과 고액자산가에게 특화된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 전략을 펼친다. 세무와 대출 등 서비스를 패키지화하고 고액자산가가 투자할 수 있는 사모펀드·전자단기사채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한다. SK증권은 또 기후금융사업을 전략사업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기후금융은 기후변화 대응활동과 금융상품을 연결해 재원을 만들고 친환경사업에 투자하는 사업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탄소배출권과 기후채권이 있다. SK증권은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11월 국제기후채권기구(CBI)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신재생에너지 전담 프로젝트파이낸싱(PF)팀을 만들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관련 금융주선도 확보했다. 특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3020 정책이 발표됨에 따라 기후금융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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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매매의 최강자이자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위인 키움증권(039490)은 WM 사업 부문 육성을 위해 최근 금융투자 업계와 정반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온라인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성장전략을 짜다 보니 대면고객 서비스의 비중이 취약했고 이는 곧 WM 부문 정체로 이어졌다. 현재 금융투자 업계는 비대면 서비스를 늘리고 있지만 키움증권은 강점인 비대면 서비스 대신 대면 서비스 확대로 WM 사업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항공기를 인수해 리스까지 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3월 ‘보잉 B777-300ER’ 중고 항공기 2기를 중국계 리스회사로부터 구매했고 해외 은행을 포함한 국내 기관투자가를 모집해 총 2억900만달러(약 2,340억원)의 사모사채 딜을 성공시켰다. 올해도 항공기 투자를 통한 수익을 계획 중이며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또 DGB금융지주로의 매각이 확정됨에 따라 자본시장 협력사업 등 금융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중기특화 증권사로 지정된 IBK투자증권·코리아에셋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키움증권·유안타증권(003470)·KTB투자증권(030210) 등 6개사는 중소·벤처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활성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국내 모험자본 확충을 위해 재정과 정책금융을 동원, 2조7,000억원 안팎의 혁신모험펀드를 비롯해 지적재산권(IP)투자펀드·농식품벤처펀드 등을 조성한다. 이에 따라 중기특화 증권사들은 해당 펀드들의 위탁운용사 선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 1년 반 동안 중기특화 증권사 가운데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사례는 2건에 불과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관심을 기울임에 따라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초대형 IB 도입으로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대형 증권사는 아니더라도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가진 중소형 증권사는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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