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프랜차이즈 마진 공개, 매우 위험한 발상"

자키 세계프랜차이즈協 사무총장

영업 비밀 공개 강요나 다름없어

글로벌 기업의 韓 진출 막을 수도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규제나 법안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그와 다를 수 있습니다.”

1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의 프랜차이즈 박람회 ‘제42회 프랜차이즈 서울’에서 하탐 자키(사진) 세계프랜차이즈협회(WFC) 사무총장을 만났다. 지난 1994년 설립된 WFC는 세계 44개 국가 프랜차이즈협회의 연맹으로 프랜차이즈의 발전과 보호를 위한 활동을 펼친다.

자키 사무총장은 이날 글로벌 프랜차이즈 트렌드에 대해 강연했지만 강연 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프랜차이즈 산업 규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의 필수 물품 공급가를 공개하도록 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헌법 소원을 내겠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키 사무총장은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계약서도 쓰지 않은 상대방에게 마진을 공개한다는 것은 경쟁사에 영업 비밀을 공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세계적으로 계약 전에 중요한 레시피나 마진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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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사례를 들어 과도한 규제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자키 사무총장은 “수년 전 말레이시아와 중국에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진출하려면 마진을 포함한 상세한 사업 매뉴얼을 제출해야 했다”며 “그러면 영업 비밀이 전 세계로 유출되는 셈인데 어떤 프랜차이즈가 진출을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글로벌 업체들이 이들 국가의 정부를 상대로 문제 제기를 해 현재는 그러한 규제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자키 사무총장은 자신의 모국인 이집트에서 민관이 협력해 산업 규제를 푼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이집트에서는 현재 프랜차이즈 관련 법을 정비하고 있다”며 “법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와 법조계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와 함께 법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WFC 회원사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결과 36개의 규제를 12개로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자키 사무총장은 또한 자율적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가맹점에 이익이 나지 않는다면 로열티를 받지 않는 등 세계적으로도 다양한 상생이 이뤄지고 있다”며 “국가가 개입하기보다 상호 간 자율적인 협의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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