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은 3일 “우리는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외교적으로,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지만 결코 대화를 구걸하거나 미국이 떠드는 군사적 선택을 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북미대화 의사 표명 이후 미국의 동향과 관련한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우리가 조미(북미)대화 의사를 밝힌 이후 나타난 미국의 동향은 우리로 하여금 미국이 조미대화가 재개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밖에 달리 볼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최근 미국이 조미대화 문제와 관련하여 적절한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느니,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할 의지가 있는지 지켜보겠다느니 하는 등의 나발을 계속 불어대면서 희떱게 놀아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달 방남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북미대화 용의’ 의사를 밝힌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한 데 이어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가 “비핵화라고 하는 명시된 목표가 없는, 북한의 지속적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의 시간벌기용으로 끝날 (북미)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등 미국에서 ‘비핵화 목표가 전제된 대화’를 사실상 요구하는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의 급속한 핵무력 강화에 기절초풍하여 대화의 문을 계속 두드려온 미국이 아닌보살하면서 이러저러한 전제조건들을 내거는 것도 모자라 대화를 해도 핵포기를 위한 대화를 할 것이며 최대의 압박은 비핵화가 영구적으로 실현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하는 것은 가소롭기 그지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를 바라는 우리 겨레와 국제사회의 염원으로부터 미국과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외교적으로,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우리의 일관하고도 원칙적인 입장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대화는 국가들 사이에 평등한 입장에서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논의 해결하는 대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십 년간에 걸치는 조미회담 역사에서 우리는 단 한 번도 미국과 전제조건적인 대화탁에 마주앉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의 그 어떤 선택에도 다 대응해줄 능력과 의지가 만장약되어 있다”면서 “조선반도(한반도)에 우리 민족과 전세계가 바라는 평화가 깃드는가 아니면 대결의 악순환 속에 누구도 바라지 않는 사태가 초래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 미국은 우리의 대화 의지를 오판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평등한 입장’에서의 대화를 지향한다며 ‘전제조건적인 대화탁’에는 앉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하는 대화에는 임하지 않겠다는 입장 표명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은 자신들이 지향하는 대화는 ‘호상(상호) 관심사’를 논의하는 대화라고 언급, 핵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뜻도 함께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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