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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게이트’ 임창정, “감독 데뷔 일단은 스톱...인생 공부 필요해“

“게이트, 대한민국을 지키는 변두리 소시민 어벤져스 이야기”

“매 작품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하지 않아”


“좌절하고 앉아있기 보단 웃을 준비 해야죠”



배우 임창정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변두리 소시민 어벤져스 이야기 ‘게이트’로 돌아왔다.

‘게이트’는 임창정이 신재호 감독과 의기투합해 함께 설립한 영화사 삼삼공구 브라더스의 첫 번째 프로젝트. 치외법권‘(2015), ’대결‘(2016) 등 연출한 신동엽 감독이 신재호로 개명하고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영화 ‘게이트’ 배우 겸 제작사 임창정/사진=지수진 기자영화 ‘게이트’ 배우 겸 제작사 임창정/사진=지수진 기자


‘게이트’를 제작한 ‘3309 브라더스’의 이름은 제작자 임창정이 직접 붙인 이름이다. 임창정은 숫자 ‘3309(삼삼공구)’가 ‘싸움에서 이긴 형세를 타고 계속 적을 몰아친다’라는 뜻의 ‘승승장구(乘勝長驅)’와 어감이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해 ‘승승장구’의 의미를 담아 ‘3309 브라더스’라는 이름을 지었다.

28일 개봉한 영화 ’게이트‘는 백조이자 금고털이 설계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소은’(정려원), 기억을 잃은 전직 검사 ‘규철’(임창정), 어쩌다 같은 편이 된 악덕 사채업자 ‘민욱’(정상훈), 한물간 금고털이 기술자 ‘장춘’(이경영) 등 범상치 않은 캐릭터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게이트’와 엮이게 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임창정은 영화 ‘게이트’에서 불의의 사고로 바보가 된 검사 규철 역을 맡았다. 흥행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닌 “매 작품마다 재미있고 최선을 다했기에 특별하고 후회하지 않는다”는 임창정과의 솔직한 인터뷰를 공개한다.

Q. ‘게이트’는 최근 일어난 박근혜 전대통령과 최순실 비자금 게이트 사건에 대한 풍자를 다룬 작품으로 화제가 됐다.

A. 우리가 국정논단 사태를 제대로 다루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다. TV에서 매일 나오는 차명계좌 뉴스등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거다. 말도 안 되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큰 재산을 은닉한 사실을 그 사람과 나랑 알고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거기서 시작한 이야기죠. ‘게이트’는 이 시대에서 ‘그 사건’이 있었다는 영화 정도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Q. 굳이 최순실 사태를 연관시키며 정치색을 찾기보단, 대한민국을 지키는 변두리 소시민 어벤져스 이야기로 보는 것도 흥미롭다.

A. 사실 국정농단을 다뤘다고 하면 무거워지고 심각해진다. 또 최순실 사태와 연관성을 찾으려고 하다보면 하나도 웃기지 않을 것이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에 와서 즐겨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Q. 영화 속에서 메시지를 찾고 작품성을 찾는 것보단, 각자가 가져가는 재미의 의미를 존중한다는 의미인가?

A. 어느 분은 작품을 왜 이렇게 그려내지?라고 궁금해 할 수도 있지만, 또 반대로 재기발랄하게 잘 그렸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 이 영화를 접근하는 데 있어서 입구가 다르면 온도차가 분명히 있을거라 본다. 저희는 펼쳐놨고, 영화로 들어가는 입구가 어딘지에 따라 러닝타임 1시간 30분이 아까울 수도 있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분도 계실거라 본다. 하루를 유쾌하게 보낼 수 있는 기분전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Q. 연기 뿐 아니라 영화 제작, 음악에 참여했다.


A. 어떻게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신재호 감독이 신동엽이란 이름으로 영화를 만들 때 잘 안됐다. 같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함께 하게 됐다. 신 감독이 기자들과 술 먹는 자리에서 영화 관련 시놉 이야기가 나온 모양이다. 그렇게 최순실 모티프로 영화를 만든다고 기사가 났다. 원래는 우정 출연 정도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돈도 부족하다고 해서 보태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아예 신재호 감독이랑 제작사(3309 브라더스)를 만들어서 공동으로 내놓은 첫 작품이 ’게이트‘가 됐다. 창립작품 이후에도 계속 작업을 해나가고 싶다. 누가 투자를 안 해주면 못하는 작업이긴 하지만. 여건이 되면 계속 하고 싶다.


Q. 처음 작업해본 음악감독 소감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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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음악감독 작업이 정말 어렵더라. 가수가 음악 만들기 위해 곡 쓰고 하는 이런 개념이 아니더라. 전혀 다른 음악의 세계였다. 기본적인 멜로디나 악기들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이다. 다음에 한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지난 ‘로마의 휴일’ 인터뷰 때부터 정상훈의 연기를 칭찬했다. “‘게이트’를 보시게 되면 정상훈이 달리 보일 것 같다. 감정 기복을 넘나드는 모습이 마치 조커 같다.”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A. 언론 시사 끝나고 정상훈이 ‘고맙다’고 하더라. 다시 봐도 상훈이가 정말 연기를 잘했다. 원래 정상훈이 맡았던 ‘민욱’이라는 역할은 내가 하고 싶었던 역할이고, 내가 맡은 역할을 정상훈에게 주려고 했었다. 내 역할이 더 비중이 있는 역할이었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역할이라 탐이 났다. 처음에는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정상훈이 워낙 연기를 잘해 분량이 많아졌다.

Q. 정상훈씨랑 두분 다 코믹 연기의 대가이다. 비슷한 점이 있다면?

A. 난 코믹 연기의 대가 자리에 있어본 적이 없다. 정상훈의 연기가 대단한 건 맞다. 비슷하다기 보단 다른 점을 말하면 걔는 똑똑한데, 저는 아닌 것 같다. 전 감정적이라 가슴에서 시키는대로 한다.





Q. ‘게이트’는 제작 및 음악감독, 주연 배우까지 함께 한 작품이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 있겠다.

A. 꼭 그래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한 모든 작품이 남달랐다. 진짜 남달랐다. 모든 영화가 남다른 영화이고 중요한 영화였다. 딱 하나만 골라서 잘되길 바라는 영화는 없다. 지금까지 어떤 작품을 선택한 걸 후회해본 적은 없다. 최선을 다했으니까. 저 뿐 아니라 스태프, 배우, 모두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결과가 안 좋다고 해서 계속 좌절하고 있어야 하나. 전 긍정적이다. 언젠가는 저에게 좋은 날이 오고, 흥행이 돼서 언젠가 사랑 받을 날이 올 것이다. 그 때 웃으려면 좌절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Q. 감독 데뷔중인 작품은 잘 진행되고 있나?

A. 제주도에서 찍으려고 준비까지 마쳤는데 일단은 스톱이다. 투자 등 돈 부분도 많이 이뤄졌는데 내가 놨다. 내가 내공이 더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역량의 문제? 어떤 의미에선 맞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엔 ‘인생공부’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과연 보편적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진 생각과 맞는지 그런 것들을 돌아보려고 한다. 혹시 소수가 가지고 있는 의견들 쪽에 서서, 내 스스로가 보편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알고 싶어졌다. 혹은 그렇게 살진 않았는지 알고 싶어서 시간을 갖고 싶었다.

Q. 올해 잡고 있는 목표가 있다면?

A. 일단 살을 빼는 거다. 밥알을 세면서 먹고 있다. 60kg대로 살을 빼는 게 목표이고, 제주도에 있는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다. 여행도 자주 가고 싶다.

Q. 가수로서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배우로서 정점을 찍고 싶은 마음도 분명 있을 듯 하다. 이미 지 변신 등 뭔가를 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A. 이미지 변신? 배우로서 정점? 그랬으면 좋겠다. 그런데 제가 흥행이 안 된 영화를 했다고 해서 연기를 못했나요? (흥행이 안 된 작품에 나온 배우라)훌륭한 연기자라고 이야기를 안해주실건가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잘 하는 연기자의 모습이 훌륭한 연기자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더 뭔가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제가 지금 얼마나 행복하고, 분에 넘치는 행복을 누리고 있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저 행복하다. 매일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요. 현재 행복하다고 해서 나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야 하나? 아니다. 많은 사람이 다 하는 것처럼 다른 목표를 통해서 하는거죠.

작은 것에 행복해 하면서 살지만 또 작은 것에 상처 받아 마음이 패이기도 한다. 그만큼 상처 메꾸기도 잘 한다. 이미 벌어진 결과를 놓고 고민한다고 바뀌진 않는다. 언젠가 좋은 일이 있을텐데 웃을 준비를 해야죠. 좌절하고 앉아있기 보단 웃을 준비를 하고 싶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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