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은 아마존으로부터 스마트홈 자회사 네스트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공개한 신형 실내온도기와 홈시큐리티 시스템 등 신제품을 상품목록에 등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아마존 측은 네스트에 “이번 결정은 네스트 제품 품질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위’에서 내려온 지시”라고 전했다. 네스트 관계자들은 ‘위’라는 것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갑작스러운 구글의 조치에 네트스도 강경조치로 대응했다. 네스트는 아예 아마존을 통한 제품 판매를 모두 중단한다고 맞받아쳤다. 현재 아마존이 보유한 네스트 재고품목이 소진되면 네스트 제품을 더 이상 아마존을 통해 팔지 않겠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번 갈등이 최근 스마트홈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려는 양사 간 주도권 싸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27일 스마트 가전업체 ‘링’을 약 10억달러(1조830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스마트스피커 시장에서 아마존은 3분의2의 점유율을, 구글은 나머지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네스트 제품을 팔지 않겠다는 아마존의 결정은 컴퓨팅의 미래를 둘러싼 구글과의 갈등이 전쟁으로 격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양사의 스마트홈 신경전은 이미 하드웨어 사업 주도권 경쟁에서 예고된 바 있다. 아마존은 구글홈과 픽셀폰 등 구글의 하드웨어 기기를 아마존에서 팔지 않고 있다. 외견상 구글이 유튜브를 아마존 파이어 TV와 에코쇼에서 차단한 데 대한 보복조치였지만 두 회사가 신사업영역을 놓고 얼마만큼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지에 대한 방증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도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 부문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 있다.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디지털 광고시장에 아마존이 e커머스 검색과 동영상 제품군을 통해 새로운 광고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이 분야 또한 두 회사 간에 새로운 대치 전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