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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김영규 대표 "中企 특화상품 개발...이윤 얻고 경제 도움주는 新금융 개척"

■김영규 IBK투자證 대표

中企-소비자금융 활성화 '윈윈' 차원

'베스트챔피언제' 대표 브랜드로 육성

우수기업 매출채권 등 묶은 상품 판매

인재채용서 IPO까지 지원 서비스도

수익 개선 위해 中企 IB 외형도 확대

자산10조·당기순익1,000억 부푼꿈

IBK 투자증권 김영규 대표 인터뷰./송은석기자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을 위해 존재합니다. 중소기업의 성장과 자금 유치, 기업공개(IPO)를 함께하고 이 과정을 유동화시켜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금융상품을 제공하겠습니다.”

올해 창립 10년째를 맞은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유례없는 증권 시장 호황에 소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IBK투자증권도 수혜를 본 것이다. 이윤이 지상 최대의 과제인 기업 입장에서 높은 수익이 가장 중요하지만 IBK투자증권은 다른 고민을 시작했다.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IBK기업은행의 계열사로서 모행의 지분율이 84%에 달하는 IBK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이윤과 함께 국가 경제에 도움을 주는 방안도 함께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 부임한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취임 두 달을 넘어선 김 대표는 “두 달을 1년같이 뛰었다”며 “취임 전 구상했던 경영전략을 임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앞으로 호흡을 맞추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모기업인 IBK기업은행 출신의 첫 대표이사라는 점에서 임직원들의 기대도 크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인 IBK투자증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중소기업 금융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중소기업의 육성과 소비자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3단계의 윈윈전략을 만들었다. 우선 IBK투자증권 주도로 우수 중소기업-대기업-공공기관-특성화대학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판로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기초체력부터 다진 후 수익성에 접근한다. 2단계로 민간 펀드와 차별화된 정책 펀드 결성에 적극 나서고 가업승계, IPO, 인수합병(M&A) 등 중소기업 각각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금융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정책 펀드를 통해 중소기업 성장에 필요한 마중물을 지원하는 것이다. 3단계에서는 1·2단계에서 발굴한 우수 중소기업을 코넥스와 코스닥 IPO로 이끌어 IBK투자증권의 수익창출 기회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윈윈전략을 바탕으로 김 대표가 취임 이후 바로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IBK베스트챔피언’ 제도다. 고객 기업 중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뛰어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도입한 자체 인증제도로 베스트챔피언에 선정된 기업은 성장단계별 맞춤형 기업금융 서비스와 인재 발굴 지원, 동반자금융 매칭 등 IBK투자증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김 대표는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재 채용은 물론 자금 지원부터 상장까지 IBK투자증권이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베스트챔피언 자체가 IBK투자증권의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트챔피언 제도는 소비자금융 차원에서도 새로운 상품을 창출해 증권사 수익 창출로 이어진다. 김 대표는 “투자자 입장에서 중소기업 시장 투자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IBK투자증권은 앞으로 기술력을 갖춘 베스트챔피언 기업들의 유무형 자산을 바탕으로 금융상품을 만들어 리테일 차원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등장할 상품은 우수 중소기업들의 매출채권 등을 묶어 IBK투자증권의 신용을 보강해 상품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을 개별적으로 보면 투자매력이 낮을 수 있지만 묶어서 생각해보면 다르다”며 “한국성장금융과 같은 중소기업 펀드와 IBK투자증권 자금을 후순위로 배치하고 우리가 신용을 보강한다면 매력적인 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자금 지원이 과거 정책자금 낭비로 이어지던 것과 달리 IBK투자증권은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계시킬 방침이다. 김 대표는 “베스트챔피언 기업들은 IBK투자증권과 IBK기업은행의 잠재적 고객이 된다”며 “향후 IPO 등에서 다른 증권사보다 IBK투자증권을 먼저 찾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IBK베스트챔피언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유동화 상품을 오는 5월 창립기념일에 맞춰 시장에 론칭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시장에 처음 등장하는 중금리 수준의 획기적인 금융상품이 될 것”이라며 “향후 2호·3호로 해서 추가적으로 관련 상품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베스트챔피언과 관련해서는 김 대표 본인이 직접 영업에 나설 만큼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초 IBK투자증권은 인천 소재 플라스틱 사출 주변기기 업체인 유일시스템을 IBK베스트챔피언 1호 기업으로 선정하고 내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IPO 대표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IBK기업은행 근무 당시 김 대표는 인천 남동공단 지점장으로만 8년을 근무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베스트챔피언 등 우수 중소기업의 인재 채용 고민도 김 대표는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청년층 사이에서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입사를 꺼리는 풍토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IBK투자증권이 실력이 있는 인재들과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을 매칭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올해 진행되는 IBK투자증권 신입직원 채용에서부터 중소기업 관련 방안을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 채용 때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IBK베스트챔피언 기업을 함께 소개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IBK투자증권의 이름으로 채용을 하면 수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는데 이들에게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고 복지 수준도 괜찮은 중소기업 입사 기회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라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뽑을 수 있어서 좋고 청년 입장에서는 취업의 문이 열리는 만큼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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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은 대기업들이 협력사인 중소기업과 화합하는 장을 마련해 공생하게 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달 열릴 예정인 다자간 네트워크 간담회에 대기업과 협력사인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며 “SK인천석유화학·POSCO건설이 참여하기로 했고 이들 기업에 협력사 선정까지 부탁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향후 중소기업에 자금 지원을 할 때 고객사인 대기업이 매출채권을 매입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게 하는 방안도 마련할 생각이다. 김 대표는 “대기업이 협력사를 투자하는 차원에서 금융 지원을 하도록 IBK투자증권이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와 관련된 지역 간담회를 늘려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만나는 자리에 지역 대학도 초청될 예정이다. 인재 채용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다자간 네트워크 간담회에 기업-지역 대학-IBK투자증권 4자가 만나는 것”이라며 “이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회사채 상품 발매와 함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김 대표가 강조한 것은 중기 투자은행(IB) 시장에서 IBK투자증권의 위상 강화다. 김 대표는 “자금조달 외에 중소기업이 겪는 대표적인 어려움은 제품·서비스 홍보와 판로 개척, 그리고 우수 인재 확보”라며 “IBK투자증권이 주체가 돼 대외소식지를 발간해 당사 고객 기업의 제품·서비스를 홍보하는 등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말한 IBK투자증권과 중소기업의 연합채용 외에도 각종 사후관리를 통해 기업들과 스킨십을 늘리면 IPO 등 다른 시장에서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IBK투자증권과 인연을 맺으면 자금조달뿐 아니라 상품 홍보, 판로 확보 등 영업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이 신임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기업 수익 차원에서 내놓은 목표도 있다. 김 대표는 “IBK투자증권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위한 외형기반 확대로 ‘10·10·10’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며 “자산 규모 10조원, 유효고객 수 10만명,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증권사들과 수익성을 높고 경쟁해야 하는 만큼 IBK투자증권 입장에서 증자도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지금 당장은 모행과 정부에서 주는 자본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면서도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면 증자는 추후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IBK투자증권이 중소기업 금융 지원과 관련해 분명한 역할을 한다면 증자 이슈도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IBK투자증권이 중소기업 지원에서 분명한 역할을 하면서 증자를 요구한다면 관련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취임과 함께 IBK투자증권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현장의 중요성이다. 그는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 나의 철학 중 하나”라며 “우리 조직의 핵심 자산인 임직원들에게 현장에서 답을 찾자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 출신으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처음 부임한 김 대표는 모행에서도 영업통으로 인정받아 IBK기업은행의 최연소 지점장으로 활약한 바 있다.

He is... △1960년 전북 부안 △1979년 전주상업고등학교 졸업 △1979년 IBK기업은행 입행 △2005년 남동공단지점장 △2012년 인천지역본부장 △2013년 기업고객본부 부행장 △2015년 IB그룹 부행장 △2016년 제이서해안고속도로㈜ 대표이사 △2017년 성균관대 언론학 석사 졸업 △2017년 12월~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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