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경찰, 엘시티 벽면 내부 고정장치 불량 개연성 확인…수사력 집중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 추락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안전작업 구조물을 고정하는 장치 중 벽면 내부에 매설된 장치의 부실시공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5일 “국립과학사수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벌여 앵커와 붙어 있던 슈브라켓 4개 모두가 앵커 일부분이 부착된 채 추락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앵커 일부분이 빠지면서 벽면 구명 4개에 타이로드(앵커 축)가 남아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과 4일 두 차례에 걸쳐 경찰은 국과수와 합동 감식을 벌였다.

국과수는 벽면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고정장치인 슈브라켓과 앵커 일부분의 연결부위는 정상이지만 벽면 내부에 매설된 고정장치인 앵커와 앵커 축의 연결 부분에 문제가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는 소견을 보였다.

최해영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은 “정확한 감식 결과가 나오면 각 추락 요인과 관련된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며 “작업 일지, 도면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국과수 감식 자료를 통해 추락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철근 작업이나 콘크리트 거푸집 작업을 할 때 작업자들이 앵커 일부분을 임의로 조정했는지, 시방서에 기재된 앵커와 실제 시공된 제품이 같은지, 앵커 제품 자체의 결함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상작업용 유압기 불량과 유압 실린더와 호스 불량, 인상작업 장치 결함 등도 사고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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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추락 원인에 대한 가닥이 잡히면 작업현장 안전관리 소홀 여부와 하도급 업체 적격성 여부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최 과장은 “안전작업 구조물 자체가 신공법이다 보니 이 공법에서 어떤 안전교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을 찾을 수 없어 고층건물에서 하는 통상적인 안전교육 이행 여부를 챙겨볼 계획”이라며 “근로계약서를 확보해 안전 책임자를 가려내고 업체 적격성도 따져보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엘시티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건물 외벽 마감공사를 담당한 업체에 도급하고, 해당 업체가 또 다른 하도급 업체에 일감을 맡기는 등 여러 업체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안전작업 구조물과 관련된 관계자 8명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지난 2일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55층에서 공사장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이 추락해 작업 구조물 안에 있던 3명과 지상에 있던 1명 등 근로자 4명이 숨졌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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