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25년만에 16일간…習황제 등극 이벤트에 '최장' 전인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황제 등극을 공식화하는 이벤트인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1일간 열린 예년과 달리 2주가 넘는 16일이라는 장기 레이스를 펼친다. 지난 1993년 장쩌민 주석 집권 이후 개최된 전인대로는 최장 기간이다.

20일 국가주석 연설과 함께 폐막하는 올 전인대는 국가주석 임기제한 폐지를 담은 헌법 개정안을 채택하는데다 사정 대상을 당에서 국영기업과 국가기관으로 확대하는 국가감찰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절대권력 시 주석의 종신 집권의 길을 주요 사안으로 처리한다. 여기에 국가기구 개혁으로 시 주석의 측근인 시자쥔을 주요 정부 보직자 대표로 선발하는 일정까지 겹치면서 기간이 예년보다 5일 정도 늘었다. 집권 연장의 당위성을 부각시키고 장쩌민의 상하이방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 혁명 원로 세력인 태자당파 등 견제 세력의 반발을 확실히 다잡겠다는 시 주석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내는 대목이다.


2주가 넘는 전인대 일정의 최대 고비는 국가주석 연임 규정을 삭제한 헌법개정안을 통과시키는 전체회의가 열리는 11일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미 시 주석 이름이 명기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헌법 전문에 반영시키고 국가주석과 부주석 임기를 연임(최장 10년)으로 제한한 규정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3중전회 때 공식 제안했다. 전인대는 형식적으로는 중국 국가 최고 의사결정 기관이지만 공산당이 정치뿐 아니라 국정 모두를 틀어쥐고 있기 때문에 당 중앙위의 제안을 전인대가 부결시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마지막 헌법 개정 투표였던 지난 2004년 4차 개헌안의 경우 찬성 2,863표에 반대 10표, 기권 17표로 99.1%의 압도적 찬성률로 통과됐다. 다만 올해 헌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중국 정가의 전통인 집단지도체제가 허물어지고 등소평이 우려했던 종신 집권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수면 아래에 있던 시진핑 견제 파벌의 불만 돌출 반대표가 적지 않게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서슬 퍼런 시진핑 절대 권력의 압박 속에서 개헌안이 통과되면 시 주석은 무소불위의 종신 절대 황제의 길에 나설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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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는 국가주석과 부주석, 총리와 부총리 등 공산당과 국가기관의 최고 권한을 가질 인선안이 공식 확정된다. 국가주석과 부주석은 17일 선임되는데 시 주석의 유임이 확정된 상황에서 그의 오른팔이었던 왕치산이 국가부주석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8일 총리 선출에 이어 19일에는 시진핑 경제정책인 시코노믹스를 이끄는 경제 사령탑 등 4~5명의 부총리가 결정되며 국무원 각부 장관은 19일 선출된다.

20일 폐막일에는 국가주석과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연설이 이뤄진다. 폐막식 이후 서방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는 리커창 총리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시 주석 1인 천하가 공식 선언되는 올해 전인대를 마감하는 자리에서 리 총리가 과연 작심 발언을 할지도 관심사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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