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대북특사단 방북]金, 예상깨고 첫날부터 면담...'文 2단계 비핵화' 응답할까

■비핵화 협상 테이블 앉은 남북

리선권 등이 평양공항 마중

북측과 '만찬→조찬→오찬 3번 식사·면담'하며 대화 모색

정 수석특사가 친서 전달...위성전화 등으로 靑 실시간 보고

정의용(가운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이 5일 오후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서울공항에 도착해 특별기에 오르기 전에 환송 나온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정의용(가운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이 5일 오후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서울공항에 도착해 특별기에 오르기 전에 환송 나온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수석특별사절을 대표로 한 대북특별사절 대표단이 5일 11년 만에 북한 땅을 밟았다. 정 수석특사와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상황실장 등 5명과 실무진 5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대북특사단은 이날 오후1시49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에어포스2호기(공군2호기·보잉737)를 타고 이륙, 한 시간가량 비행해 오후2시50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서해상을 일직선으로 날아가 북한으로 항로를 꺾은 후 다시 평양으로 가는 ‘ㄷ’자 코스로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택한 경로였다. 정 수석특사와 서 원장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파견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공항에서는 리현 통일전선부 실장의 기내 영접을 받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맹경일 통전부 부부장 등이 마중을 나왔다.

특사단은 도착 후 김영철 북한 중앙위 부위원장과 방북일정을 협의한 뒤 오후6시부터 김정은 위원장과 면담하며 만찬을 함께했다. 당초 6일에나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도착 직후 만난 파격행보로 풀이된다. 특사단은 6일 조찬과 면담, 오찬 후 귀국하는 일정을 밟는다. 총 3번의 식사를 북측과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과의 6일 추가 면담은 현재 계획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담 분위기에 따라 추가 면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관계자는 “6일 오후 귀국할 예정인데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1박을 더 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특사단은 평양 대동강변의 고급 휴양소인 고방산초대소에 묵었다.

정 수석특사는 문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했다. 정 수석특사는 친서를 지난 3~4일 문 대통령에게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연설문은 보통 연설비서관 등이 초안을 작성한 후 문 대통령이 검수하는 식으로 완성되는데 이번 친서는 참모들의 조언을 듣기는 했지만 문 대통령이 초안부터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은 위성전화 등 통신수단으로 청와대에 회담 내용 등을 즉시 보고하고 지시사항을 이행할 예정이다.



관심은 논의 내용이다. 정 수석특사가 출국 직전 인사말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강조해 우리 측은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전향적인 자세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 수석특사가 “긴요한 남북 간의 대화는 물론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협의하고자 한다”고 말해 북미대화도 적극 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미 간 탐색적 대화의 핵심은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비핵화 방법론까지 제시한 바 있다. 지론인 ‘핵 동결이 대화의 입구, 완전한 핵 폐기가 출구’라는 2단계 북핵 해법을 제시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사단은 문 대통령의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중을 직접 들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쌍중단’을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핵심관계자는 “북한에 억류된 3명의 한국계 미국인 석방 문제를 북미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의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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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 수석특사가 “긴요한 남북 간 대화”도 언급함으로써 남북 3차 정상회담 등 남북교류 확대에 대한 이야기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현 정권 내 최고 ‘북한통’인 서 원장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북한이 먼저 제시한 정상회담 개최 여부, 이산가족 상봉, 남북 경제협력 방안 등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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