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봉을 잡고 있는 여성 뒤로 성난 곰이 서 있다./사진제공=파리교통공사(RATP)
지하철 봉을 잡고 있는 여성을 늑대가 뒤에서 노려보고 있다./사진제공=파리대중교통공사(RATP)
지하철 봉을 잡고 있는 여성 뒤로 상어가 다가가고 있다./사진제공=파리대중교통공사(RATP)프랑스 성폭력 예방 캠페인에 충격요법이 도입됐다. 파리의 대중교통에 성희롱 가해자를 불곰, 늑대, 상어로 표현한 포스터를 걸어놓은 것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파리시는 5일(현지시간)부터 이처럼 ‘충격적인’ 포스터를 지하철 등 대중교통 시설에 걸고 대대적인 성폭력 예방 캠페인에 나섰다. 이 포스터에는 지하철 봉을 잡고 서 있는 한 여성이 불곰과 늑대, 상어 등 야수에 둘러싸인 채 공포에 질린 모습이 담겨 있다.
불곰, 늑대, 상어로 등장하는 야수는 여성을 성희롱하거나 성추행하는 남성을 의미한다. 포스터 위쪽 한쪽에는 프랑스어로 ‘성폭력을 경시하지 말자’ ‘피해자와 목격자는 경고를 울리자’라는 글귀가 있다. 포스터를 이용한 이번 성폭력예방 캠페인은 여성과 목격자가 능동적으로 성범죄자를 응징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등장했다.
파리 대중교통에서 성희롱을 당한 승객은 특별히 마련된 ‘3117’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특정 스마트폰 앱을 통한 메시지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또 성희롱 피해자들은 24시간 내내 관련 보안 요원들에게 성희롱 사건을 신고할 수 있다.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도의회 의장은 “이 캠페인은 여성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의 두려움을 일반 사람들이 알 수 있게 충격을 주도록 고안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추행에 관한 정말로 ‘침묵의 법칙’이 있고 여성들은 그걸로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희롱을 직시한 뒤 대놓고 비난하기는 부담이 된다”며 “그게 성추행범들이 믿는 구석”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중교통 여성 승객 약 87%가 성차별주의자의 공격을 받거나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행을 당한 사례도 있었으며 10명 중 6명꼴로 공격당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파리에서 여성을 공격한 사건 가운데 약 43%는 대중교통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