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직원들에 대한 ‘소소한’ 성과 보너스를 호화경품으로 대체하려던 계획을 사흘 만에 전격 철회했다.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우리(경영진) 의도는 더 낫고 흥미진진한 (성과 보너스) 프로그램을 도입하려는 것이었지만 직원 다수가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잘못 판단했다”면서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나이티드항공은 분기별로 특정 목표를 달성한 직원들 전원에게 1인당 평균 300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대신 이들에게 경품 추첨권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성과 보너스 지급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1등 당첨자에게는 현금 10만달러를 지급하고 이 밖에 메르세데스벤츠 3클래스 승용차와 호화판 휴가 쿠폰, 그리고 순차적 액수의 현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커비는 지난 2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그간 분기로 지급해온 성과급을 ‘코어4 스코어 리워드’로 불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바꾼다”면서 “이는 흥미진진한 일”이라고 통보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도입하려는 성과 보너스 경품 대체계획은 발표 직후 노조는 물론 언론의 부정적 기류에 부닥쳤다. 직원들은 회사 측의 새로운 방식이 경비를 절감하려는 ‘꼼수’라며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발끈했다. 노조 측은 경영진이 새 방식에 대해 노조와 사전협상을 하지 않은데다 일부 근로자들이 고가의 경품 혜택을 누리는 반면 9만명에 육박하는 거의 전 직원은 보너스를 포기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제매체 포춘은 유나이티드가 미국 내 항공사 중 승객 만족도가 최하위에 머무는 등 경영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 프로그램이 긁어 부스럼이 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회사 측은 직원들의 반발과 부정적 여론에 일단 한발 물러서면서도 경비절감 계획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쳐 노사 마찰의 여지를 남겼다. 유나이티드항공 대변인은 이번에 포기한 경품 대체 외에 또 다른 서비스 쇄신 프로그램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