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저임금위, 산입범위 놓고 막판까지 진통

민노총, 개악저지 결의대회 엄포에

회의 시작전 장소·시간 바꿔 고지

산입범위 협의안 오늘 고용부 이관

정부·국회서 최종결론 낼 가능성

지난 5일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제도개악 저지’ 결의대회를 6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퇴계로에 자리한 직업능력심사평가원 앞에서 열겠다고 언론에 알렸다.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마지막 소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장소에서 사용자 측을 압박하겠다는 의도였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최저임금위원회는 다급하게 회의 시간과 장소를 바꿨다. 게다가 소위원회에 참석할 위원에게만 회의가 시작되기 2시간 전에 비밀유지 조건을 달아 장소를 고지했다. 최종 담판 회의가 이처럼 ‘007 첩보전’을 방불케 한 이유는 그만큼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둘러싼 근로자와 사용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다는 방증이다.

최저임금위가 이날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등 제도개선을 위한 논의를 늦은 밤까지 펼쳤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매월 지급되는 상여금의 산입범위 포함 여부를 놓고 끝까지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최저임금위는 7일 오전까지 협의 내용을 고용노동부로 이관해야 한다. 따라서 30년 만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도 개선의 공은 정부와 국회로 넘어가는 셈이다. 고용부는 최저임금위 전문가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권고안을 토대로 소위원회 사용자·근로자·공익위원이 낸 의견을 반영해 개편 작업 착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시청 인근의 한 호텔에서 열린 소위원회에서 노사 양측은 핵심 쟁점인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소위원회에는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을 비롯해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성호 최저임금위 상임위원 등 공익위원 2명과 김동욱 경총 본부장, 김제락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 등 사용자위원 2명,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 등 근로자위원 2명 등 총 7명이 참석했다.


노사 양측은 이날 핵심 쟁점인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해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근로자 측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강력하게 반대했고 사용자 측은 상여금을 포함한 근로 대가 보수 전체를 산입범위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위원은 상여금 대신 주휴수당 등을 포함하는 게 어떻겠냐는 안을 내기도 했다. 김제락 본부장은 “월 상여금이 아닌 전체 상여금이 포함돼야 한다”며 “현금뿐 아니라 현물 급여도 산입해야 한다는 게 중소기업의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노사의 뚜렷한 입장 차로 회의는 밤샘 토론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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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에서는 고용부가 최저임금위 TF가 3개월의 연구를 거쳐 지난해 12월 내놓은 권고안을 바탕으로 7일 최저임금위로부터 받은 의견을 감안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안을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미 국회에 계류 중인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참조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정부로 합의된 안이 넘어오면 고용부는 그 안을 기반으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국회에는 산입범위 관련 법안(의원 입법안)도 제출돼 있는 만큼 국회와도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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