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해외상장 IT공룡, 자국 증시 불러들인다

텐센트·알리바바 등 복귀 추진

中자본시장 인지도 높이기 의도

텐센트의 창업자 마화텅 회장. /홍콩=블룸버그텐센트의 창업자 마화텅 회장. /홍콩=블룸버그




중국 정부가 텐센트·알리바바 등 해외 증시에 상장된 자국의 유력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중국 증시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중국 IT 공룡들을 자국 증시로 불러들여 중국 자본시장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 증권당국은 국유 투자은행들과 해외에 상장된 기업들이 본토에서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이 고려되고 있다. DR는 해당 기업이 상장돼 있는 주식시장이 아닌 해외에서 주식 거래를 할 경우 현지에서 발행하는 대체증권으로 이를 활용하면 해외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국내 증시에서 거래될 수 없다는 중국 현행법을 우회할 수 있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당국은 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징둥 등 홍콩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8개 기업을 DR 발행 대상으로 우선 확보하려 하고 있다. 또 당국은 승인절차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통상 1~2년이 걸리는 상장기간 단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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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권당국이 이 같은 당근책을 내세우며 유력 IT 기업들의 귀환을 모색하려는 것은 이를 통해 중국 자본시장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에서다. 중국 IT 기업들은 차등의결권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장 직전 3년 동안 흑자를 유지해야 하는 등 엄격한 수익지표 조건 때문에 창업 초기에 중국 본토가 아닌 해외 상장을 택해왔다. 텐센트도 이 같은 이유로 홍콩 증시에 상장했지만 현재는 중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한 외국 투자은행 관계자는 WSJ에 “당국의 목표는 승자들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유력 IT 기업들의 귀환으로 중국 증시가 성숙해지고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증권당국의 등쌀에 중국 IT 기업들은 본토 복귀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마화텅 텐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조건이 갖춰진다면 A주(본토) 상장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도 “중국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되기를 줄곧 희망해왔다”며 ‘가변이익실체(지분관계는 없지만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기업)’ 문제 해소를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다. 샤오미도 올 하반기에 중국 본토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무성하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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