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인 오늘은 UN이 선포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1만 5,000여 명의 미국 섬유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장에서 여성들이 화재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여성의 정치적 평등권과 노동조합 결성권,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1985년 이를 기념하는 ‘세계 여성의 날’이 3월 8일로 공식 지정됐다.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빈곤 인구 12억 명 중 70%가 여성과 어린아이로, 7억 명의 여성이 적절한 음식과 물 제공받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를 낳다 숨지는 여성은 1분에 1명꼴이며 전 세계에서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여성은 약 8,500만 명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국제구호개발 NGO 플랜인터내셔널이 이집트 니카라과,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전 세계 소녀들과 함께 불평등과 맞서기 위한 미션을 수행 중이다.
플랜의 ‘BIAAG(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은 모든 여자아이가 각자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개도국 여자아이들이 지속적인 교육을 받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플랜의 조사에 따르면 이집트는 할례 시행률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국가로, 여성의 약 91%가 할례를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할례는 의료 목적이 아닌 전통적?문화적?종교적 이유에서 생식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올해 9살이 된 소녀 아멜은 전 세계에서 할례 근절을 위해 그 위험성에 대해 알리고 있다.
아멜은 “할례는 사회에 많은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많은 소녀를 고통으로 몰아가고 있으므로 반드시 근절돼야 합니다. 할례가 예정된 친구들을 가족과 함께 할례의 위험성을 설명하는 모임에 참석하도록 초청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니카라과는 남미국가 중 10대 임신율이 가장 높다. 이곳의 여성 중 28%는 18세 이전에 출산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니콰라과의 소수민족인 미스키토족 소녀 브리사는 최근 지역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여자아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며 주목 받고 있다.
브리사는 “제가 진행하는 쇼는 10대 임신과 가정 폭력, 인신매매, 성차별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 또래의 미스키토족 소녀들은 이미 엄마가 됐거나 임신 중입니다. 저는 소녀들이 'NO'라고 말하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결정할 힘을 갖길 바랍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글라데시에서는 54% 아이가 조혼을 경험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16세 소녀 사에다는 플랜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107건의 조혼을 막았다. 사에다의 부모는 그가 14살이 됐을 때 결혼을 강요했지만, 부모를 설득한 끝에 결혼하지 않고 함께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사에다의 목표는 아동 학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재해대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베트남 하노이의 여자아이 중 40%는 대중교통 이용 시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 플랜과 베트남 소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교 시 벌어지는 돌발 상황들을 보여주는 작은 크기의 만화책 4권을 만들었다. 이 책은 소녀들이 괴롭힘을 당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소녀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설명한다.
우간다에서는 십대 소녀 4 명 중 1 명이 임신 중이거나 이미 출산을 경험했다. 우간다에 사는 소피는 이를 막기 위해 성 보건과 관련된 3만9,000개의 서명을 지원했다. 소피는 “많은 소녀들이 임신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는 것을 봐야 했습니다. 여자아이에게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깨달았어요”라고 말했다.
플랜은 “양성 평등은 전 세계 지도자들이 2015년 유엔총회 기간 중 2030년까지 함께 달성하기로 약속했던 공동의 목표이기도 하다. BIAAG 캠페인을 통해 여자아이들의 안타까운 사례를 널리 알리고 교육과 지원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