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4시간 동안 면담·만찬을 함께했고, 북한의 주요 인사들을 계속 접촉해 온 만큼 북한 관련 최신 정보들이 쌓인 상태로 알려졌다. 대북 특사단은 북한 최고위층의 대미 메시지와 정보들을 무기로 미국을 북·미 대화로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정 실장과 서 원장이 8일 워싱턴을 방문해 미 백악관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7일 발표했다. 방미 일정은 2박4일.
정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내일 미국에 간다”며 “백악관에 가서 참모들과 관료들을 만나고 9일쯤 (트럼프 대통령과) 미팅할 가능성이 있다. 이틀 정도 있다 오기로 했다”고 전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 실장이) 정부 출범 이후 중요한 때마다 직접 미국에 가기도 하고 중요한 분 집에도 간다”고 말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미 정부 인사들과의 회동에서 북한의 비핵화 입장을 자세히 설명할 방침. 특히 정 실장이 지난 6일 귀환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가게 되면 발표 내용 외에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입장을 추가로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실장이 밝힌 북한 입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정 실장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진의’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 메시지는 구체적인 현안이 아니라 북·미 대화에 임하는 북한의 의지 또는 자세에 관한 내용”이라며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발언 등 기자회견 발표 내용 범주 안에서 상세히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원장과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간 채널도 본격 가동될 방침이다. 북핵 문제가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만큼 북한에 정통한 서 원장의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 원장은 폼페오 국장과 자주 통화하며 정세를 논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외교안보 채널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강 장관의 방미 일정을 두고 미국 측과 조율 중”이라며 “강 장관의 미국 방문은 문 대통령 특사단의 방미와 별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한편 강 장관 방미에 앞서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의 방미 역시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해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서 원장과 폼페오 국장, 강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이라는 3개 축이 한꺼번에 가동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