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EU "체리피킹 FTA? 어림없는 소리"

英과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서

금융 등 단일시장 접근요구 거절

英 FTA 결렬가능 시사하며 반발

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체리피킹(좋은 조건만 골라 취하는 행위)은 없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의 본질은 복잡한 통상관계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EU 금융시장접근권 보장 등 영국의 ‘특별한 자유무역협정(FTA)’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영국은 FTA 협상 결렬까지 시사하는 등 전면전에 나설 태세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투스크 상임의장이 공개한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에는 금융·자동차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영국의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브렉시트 이후 영·EU 간 무역분쟁에 대한 사법권도 유럽사법재판소(ECJ) 관할이라는 점이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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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크 상임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비회원국의 ‘선택적 취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영국과의 FTA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국과의 FTA가 캐나다와의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 수준으로 체결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이 오는 22~23일 개최되는 EU 정상회의에서 비준되면 양측은 다음달부터 FTA 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EU가 마련한 이 같은 가이드라인은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제안을 전면 거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일 메이 총리는 △EU 금융시장접근권 유지 △자동차 시장 무관세 혜택 △ECJ로부터의 사법권 독립 등 영국에 대한 ‘특별대우’를 요구한 바 있다. 특히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이 전날 “금융 서비스는 (영·EU) FTA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으면서 금융업 분야가 아예 FTA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영·EU FTA에서 금융산업이 제외되면 런던의 ‘EU 금융허브’ 지위가 급격히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금융업이 제외된 FTA는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금융 서비스 분야를 포함하지 않은 협상은 공평하거나 균형이 잡혔다고 볼 수 없다”며 FTA 협상 결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해먼드 장관은 영국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EU 자산이 1조5,000억파운드(약 2,230조원)에 달한다며 “효율적인 (금융) 시장에 균열이 생긴다면 엄청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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