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모펀드 규모가 공모펀드를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이 비교적 소액으로 사모펀드에 접근할 수 있는 ‘사모재간접펀드’ 시장도 판이 커지고 있다. 이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자금을 끌어모으는 가운데 후발주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신한BNPP자산운용은 오는 5월 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에 이어 업계 세 번째로 ‘사모재간접펀드’를 출시한다. 해당 펀드는 주로 국내 다양한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이며 신한BNPP 측은 현재 성과 보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사모재간접펀드는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헤지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을 늘리기 위해 등장했다. 헤지펀드는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이고 가입인원도 49명으로 제한돼 있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높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최소 가입금액 500만원으로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재간접 공모펀드를 인가하면서 속속 상품이 출시되는 추세다.
특히 사모재간접펀드는 올해 초 조정장에서도 성과를 내며 안정적으로 데뷔하면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펀드’는 지난해 9월 설정 이후 7.30%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 0.87%를 훨씬 웃도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코스피가 급격하게 하락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조정세를 피해갔다. 김승범 미래에셋자산운용 자산배분본부 팀장은 “지난해 국내 증시 하락 시기에는 공모주(IPO) 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에 투자했고 올해는 메자닌 헤지펀드 투자로 성과를 냈다”며 “헤지펀드는 좀 더 과감한 전략으로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사모재간접펀드가 조정기를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혼합H펀드’ 역시 글로벌 헤지펀드로 투자처를 확대해 최근 한 달간 2.84%, 설정 이후 2.2%의 수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사모주식펀드(PEF)를 제외한 국내 사모펀드 순자산은 291조7,130억원으로 3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규모가 커질수록 개인 투자자들의 사모펀드 투자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사모재간접펀드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규모가 커진 헤지펀드시장에서 운용사는 사모재간접펀드로 다양한 상품과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 역시 최소 500만원으로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