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광화문 사옥이 독일계 자산운용사에 매각된다.
14일 산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최근 독일 자산운용사인 도이치자산운용과 광화문 사옥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을 운용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인 ‘금호사옥주식회사’는 아시아나항공(020560)(80%), 케이엠티제이차(15%), 동부화재(5%)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도이치운용은 지분 전체를 사들이며 부동산펀드를 통해 독일계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할 예정이다. 도이치운용은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본사 사옥이었던 대우건설 신문로 사옥을 인수하는 등 금호그룹과 인연이 깊다. 이번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도 공개 입찰이 아니라 금호 측에서 도이치운용에 직접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금호타이어(073240)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지분 80%에 대한 콜옵션 권리를 지녔으나 행사하지 않았으며 재무구조가 악화된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사옥 매각을 추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매각 후에도 당분간 광화문 사옥을 임차할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 사옥은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부서와 금호산업(002990)·금호리조트·에어서울 등 계열사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채권단으로 넘어간 금호타이어도 입주해 있다. 박삼구 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애착이 큰 사옥인 만큼 향후 되살 수 있는 권리를 계약 조건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08년 사옥 준공을 앞두고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박 회장은 “새 사옥 완공을 기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말했다. 금호 측은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의 임차조건 등에 따라 매각가는 달라질 수 있다. 광화문 사옥의 매각가는 최근 도심 대형 오피스 거래 가격·임대차조건 등을 고려하면 최소 4,000억원 중반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은 2008년 준공됐으며 연면적 6만695㎡, 지하 8층~지상 29층 규모다. 건축 외장재로 도예가 신상호의 아트타일 작품을 활용하고 로비에는 설치 예술가 존 폴 필립의 작품을 설치해 건축적으로도 유명한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