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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황금빛 내 인생’ 정소영 “많은 사랑, ‘복덩이’ 아이 덕”

배우 정소영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정소영 /사진=조은정 기자



52부작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이하 ‘황금빛’)의 초반 중심에는 박시후-신혜선 커플 다음으로 ‘첫사랑 커플’ 최귀화-정소영이 있었다. 대학시절 첫사랑이었다가 40대에 겨우 운명적인 재회를 하고 힘겹게 결혼에 골인한 ‘역경 커플’이기도 했다.

정소영이 분한 선우희는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후 다시 사랑하기를 거부한 여자였다. 그 속사정을 알고 오히려 선우희 앞에 바짝 다가선 강남구(최귀화 분)의 선택이 안방극장을 뭉클한 눈물로 적셨다.


‘황금빛 내 인생’은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3無녀에게 가짜 신분상승이라는 인생 치트키가 생기면서 펼쳐지는 황금빛 인생 체험기를 그린 세대불문 공감 가족극.

정소영은 극중 이혼 후 5년 뒤 동생 혁(이태환 분)의 도움으로 가구 카페를 운영, 대학 시절 첫사랑인 강남구와 운명적인 재회를 하는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중년커플의 현실적인 아픔과 달콤한 로맨스를 넘나들었다.

14일 서울경제스타는 정소영과 만나 ‘황금빛 내 인생’의 뒷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정소영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정소영 /사진=조은정 기자


-‘황금빛’이 끝난 후 어떤 나날을 보내고 있나

“드라마 끝나고 차기작을 검토하고 있다. 비슷한 이미지를 또 한 번 보여드릴지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쉬었다가 오랜만에 활동하는 것이니만큼 커리어를 쌓아야 할 시점인 것 같다.”

-‘황금빛’이 자체 최고시청률 45.1%로 기분 좋게 종영했다.

“‘제2의 인생’을 맞은 것 같다.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더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 원래 나는 조용한 스타일에 스스로 어필하는 편이 아닌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스타트를 끊어야 하는 작품을 보다가 이 캐릭터를 놓치면 다시 언제 할까 싶어서 감독님께 나를 어필했다. 어머니와 남편이 육아를 많이 도와준 덕에 총 8개월 동안 무사히 작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촬영하고 집에 들어가면 아이가 반겨줘서 그 덕에 힘나고 다음날 또 촬영하러 나갔다.”

-성공적인 복귀 과정에서 남편의 역할이 생각보다 컸던가 보다

“신랑도 교수 일을 하고 있어서 많이 바쁜데, 내가 드라마를 할 때는 방학기간이어서 오전에는 신랑이 아이를 봐줬다. 남편이 학원까지 운영하는데도 주말에는 아이와 같이 하려고 노력한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서로 잘 채워주는 모습이 ‘가족’이지 않나 싶다. 최대한 잘 놀아주는 아빠이기도 하다. 최근에 아이가 어린이집에 갔는데 잘 적응하고 논다고 하더라. 아빠의 힘인 것 같았다.”

-이번 작품으로 40%대 시청률을 돌파, ‘국민 드라마’라 불릴 정도의 인기를 예상했나?

“감독님, 작가님이 워낙 유명하셨다. KBS 주말드라마가 잘 나오면 40%까지 나오던데 욕심내서 45%도 바라봤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시청률이 나올 줄 몰랐다. 누구 하나 모나지 않고 모든 연기자 분들이 열심히 해주셨다. 작년 여름에 되게 덥고 겨울에는 영하 17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추웠는데, 비가 바로 얼 정도의 날씨에서 비 맞는 신을 촬영했다. 사랑으로 보답을 받으니 힘든 줄 모르고 더 열심히 찍었던 것 같다.”

-마지막회를 종방연 때 출연진, 스태프들과 같이 봤다고

“지난 일요일에 다 같이 모여서 종방연 때 봤다. 방송을 집에서 보는 것과 느낌이 다르더라. 첫 회, 마지막회를 스태프들과 같이 봤는데 시원섭섭했다. 섭섭함이 더 큰 것 같다. 굉장히 긴 시간동안 함께 하면서 많이 정들었다.”

배우 정소영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정소영 /사진=조은정 기자


-처음엔 이 드라마의 어떤 매력을 느꼈나?


“캐릭터가 내 연기로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선우희가 나와 많이 닮아있었다. 그 친구도 밝고 명랑한 캐릭터였다가 소심해지고 다시 강남구를 만나고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다. 사실 나도 일로 만나는 것 외에는 집순이다. 나만의 생각이 있고 조용한 성격이다. 그러면서 나와 친한 사람과는 활발하고 말을 잘 한다. 이 역할로 다양한 옷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선우희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었는데 작가님께서 변화의 시점을 잘 잡아주셨다. 심경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머리도 웨이브를 넣고 옷도 무채색에서 화려하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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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이후에도 제목과 내용의 연관성을 궁금해 한 시청자들이 많았다. ‘황금빛 내 인생’ 제목의 뜻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한 사람의 생이 마감하는 걸 서태수(천호진 분)를 통해 대표적으로 보여줬는데, 마지막 순간에 가족들의 사랑을 받고서 돌아가신 게 그에게는 황금빛이자 기쁨이 아니었나 싶다.”

-후반에 ‘상상암’ 소재가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배우들도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상상암’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기 때문에 감독님께 물어봤다. 예전엔 시청자분들이 드라마를 보면 작품과 동일시했는데 요즘에는 시청자들께서 동일시하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이입을 많이 하시더라. 신기했다. 한 날은 김혜옥 선생님이 미용실을 갔다가 거기 계신 아줌마께서 욕을 하고 가셨다더라. 그 얘기를 듣고 이 드라마가 갖고 있는 흡입력이 대단하구나 느꼈다.”

-최귀화(강남구 역), 이태환(선우혁 역), 서은수(서지수 역)와 현장 케미는 어땠나?

“이전엔 강한 작품을 하셨는데, 또 다른 순박한 이미지와 강남구 캐릭터가 정말 잘 어울렸다. 캐스팅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걸 잘 연구하고 풀어주셔서 감사하다. 훈남 동생 태환 씨와 함께 남매 역할을 한 것도 좋았다. 알고 보니 태환 씨가 되게 인기가 있는 친구더라. 굉장히 서글서글하고 올곧고 좋은 친구여서 그 친구는 더 잘 될 거다. 은수 씨는 나중에 신이 많이 붙었는데 매주 상큼 발랄했다. 비타민 같은 친구였는데 그 친구도 날 보면서 선배님처럼 나이 들고 싶다고 서로 칭찬하면 최귀화 씨가 질투했다.(웃음)”

-2002년 ‘야인시대’에서 김두환의 첫사랑을 연기했다면, 이번엔 ‘40대 첫사랑’을 연기했다

“처음에 캐스팅 될 때 내가 감독님께 ‘야인시대’ 첫사랑 연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도 흔쾌히 오케이 하셨다. ‘야인시대’ 때도 그렇고 좋은 타이틀을 얻은 것 같다. ‘40대’와 ‘첫사랑’은 좀처럼 안 어울리는 말이기도 한데, 이질감 안 들게 표현해주셔서 감사하다.”

배우 정소영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정소영 /사진=조은정 기자


-동안인 탓에 결혼은 물론, 아이를 낳은 줄 몰랐던 대중이 많았다.

“결혼 전에 연기활동을 하면서 고민했던 게, 제작진과 만나면 내가 나이는 있는데 어려보인다고 하더라. 그래서 캐스팅 과정에서 난감할 때가 있었다. 그 때문에 결혼 전 슬럼프가 있기도 했다. 그 시점에서 쉬어가자는 마음으로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졌다. 최근 연예인들이 아이를 낳고 바로들 나오는 분위기여서 나도 밝은 마음으로 복귀한 것 같다. 결혼 후 마음이 편해지니 연기를 보시는 분들도 더 잘 봐주신 것 같다.”

-출산 후 관리는 어떻게 했나?

“아이를 가진 10개월 동안 아무런 약도 못 먹는데 사실 관리를 할 수도 없었다. 육아를 하다보면 정신이 없다. 2시간마다 분유를 챙겨주고 드라마 촬영을 하러 나갔다. 사실 ‘황금빛’ 1, 2회 때는 관리를 잘 못하고 나와 좀 부어있었다. 드라마를 하면서 중간에 몸을 추스르게 됐다. 나에게 관리법은 육아였다. 살림하면서도 살이 절로 빠졌다. 나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짧다고 생각해서 그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아기가 생긴 후 개인생활에서나 연기생활에서 바뀐 점이 많을 텐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내가 데뷔한 초기만 해도 열애설이 터지면 시선이 확 바뀌었다. 그래서 늦게 결혼한 것도 있다. 지나고 보니 나에게 적절한 시기에 결혼한 것 같고 아이도 계획한 때에 생겼다. 아이를 낳고 잘 되는 경우들이 있던데 이번에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우리 아이가 ‘복덩이’라 생각한다. 매일 아이에게 ‘엄마는 네가 있어서 행복해’라고 얘기한다. 다른 것 안 바라고 건강하고 좋은 마음을 가진 아이로만 커줬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빛이 나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황금빛’을 통해 얻은 것은?

“밝은 에너지와 사랑을 얻었다. 앞으로의 좋은 기운과 희망도 얻었다. 연기하는 게 쉬운 게 아닌데, 그걸 잘 극복하라고 이번 작품을 주신 것 같았다. ‘황금빛’을 하면서 먹은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도 활동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싶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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