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들어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에 1조원 이상 돈이 몰렸지만 이 중 상당수는 개인투자자의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에 비해 ‘개인 편중’이 심한 코스닥의 한계가 ETF 투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코스닥 150 기초 코스닥 ETF에 올해 들어 총 1조4,000억원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의 경우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4,139억원으로 코스피·코스닥 통틀어 가장 많았다. 해당 ETF 외에 KODEX 코스닥 150 선물인버스(1,870억원), KODEX 코스닥 150(930억원), TIGER 코스닥 150(534억원), TIGER 코스닥 150 레버리지(291억원) 등 코스닥 150(선물지수 포함)에 기초한 ETF가 5개나 일평균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에 올랐다.
그러나 자산운용사별 대표 펀드의 투자자별 매수 현황을 보면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온도 차가 뚜렷하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 150·선물인버스·선물레버리지의 경우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2,546억원이나 사 모았지만 기관은 3,374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769억원을 매수해 개인보다 신중하게 접근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 150·레버리지·인버스 역시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287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 반면 기관은 37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고 외국인은 320억원을 순매도했다.
KB자산운용의 코스닥 150 추종 ETF인 KB STAR 코스닥 150·레버리지·인버스 역시 개인은 61억원 순매수를, 기관은 78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매수 규모가 6억원 수준이었다.
이 같은 경향은 투자자 간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활성화 정책 영향으로 지난 1월 920선(종가 기준)을 돌파한 코스닥 지수는 이후 미국 증시 급락 등 여파로 최근까지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갔는데 개인은 수익률을 종잡을 수 없는 이 기간에 오히려 코스닥 ETF를 매집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 150 지수를 2배 추종해 ‘가중치 수익’을 노리는 레버리지 ETF에 개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레버리지 ETF는 수익 극대화에 최적화돼 있지만 변동성 장세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단점이다. 실제 TIGER 코스닥 150 레버리지의 지난달 월간 수익률은 -16.3%,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는 -16.1%를 기록했다. 오히려 ‘변동성 손실’을 투자자에 안겨준 것이다.
문경석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운용본부 상무는 “코스닥 종목 중심으로 투자하던 개인투자자들이 인덱스 투자 형태로 포트폴리오를 넓힌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리스크 관리를 해가며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