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하청업체 상납 대림산업 전 대표 등 임직원 10명 적발

대림산업 임직원들이 공사수주 등의 명목으로 하청업체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상납받아온 사실이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하청업체는 자녀 결혼식 축의금과 자녀 차량 구입, 발주처 접대비 등 다양한 요구에 응했지만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폐업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하청업체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대림산업 전 대표 김모(60)씨, 현장소장 권모(54)씨 등 대림산업 전현직 임직원 10명과 감리업체 단장 한모(55)씨를 배임수재 및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 등은 “하청업체 평가를 잘해주고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증액시켜주겠다”는 등 각종 명목으로 2011~2014년까지 토목공사 하청업체 A사로부터 총 6억여원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사를 상대로 한 대림산업 임직원들의 갑질은 현장 총책임자인 토목사업본부장부터 현장소장, 공사과장, 감리 총책임자까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김씨는 토목사업본부장 근무 당시 아들 결혼식 축의금 명목으로 A업체 대표 박씨로부터 현금 2,000만원을 받았다. 당시 현장소장인 권씨가 “본부장에게 인사를 하라”며 상납을 권유했고 김씨 부인을 통해 현금이 건내진 것으로 조사됐다. 권씨는 이후에도 박씨에게 “딸이 대학에 입학해 차가 필요하다”며 4,000여만원 상당의 BMW 차량을 상납받는 등 발주처 감독관 접대비 등 각종 명목으로 13차례에 걸쳐 총 2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겼다. 이외에도 대림산업 현장소장과 공사과장, 감리업체 단장 등 8명이 박씨로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수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발주처에 실제 상납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하청업체는 시공사인 대림산업에서 공사비용을 받지 못하면서 현재 폐업한 상태다. 하청업체 대표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시공사 간부들의 금품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사에 트집을 잡거나 공사 중간정산금 지급을 미루는 등 횡포를 부리고 하도급 협력사 관계 유지가 어려워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대림산업 임직원들에게 금품을 건낸 박씨에 대해서도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