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년 역사의 옻칠공예에서 파생한 옻칠화는 우주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도 같은 도전과 수양의 영역이다. 옻칠한 캔버스는 말 그대로 칠(漆)흑같은 어두움 그 자체이며 손길이 더해질수록 빛이 생겨난다. 서울 용산구 카라스갤러리는 옻칠화가 정광복·강정민·김미숙·김정은의 4인전 ‘옻칠화, 칠흑에 새긴 빛’전을 오는 30일까지 개최한다.
작가인 동시에 옻칠화 조형론 연구를 펼쳐온 전광복은 이번 전시작을 통해 ‘통일과 완성’(사진)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재료 사이의 이질감을 극복하는 통일성 추구의 노력이 흥미롭다. 강정민 작가는 별의 움직임을 곡선, 원형, 직선 등으로 그려낸다. 지구의 어느 한 시점에서 바라본 우주를 기하학적으로 형상화해 하늘을 그리고 한국의 산수풍경으로 지상을 표현했다. 김정은 작가는 색채표현에 주력해 정신적 의미와 내적 정서를 드러낸다. 주변이 어두울수록 그의 꽃은 더욱 신비로운 색감으로 빛난다. 김미숙 작가는 옻나무 수액에서 얻어내는 천연도료 옻칠을 자연의 소중한 눈물이라 생각한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야기 하는 그는 귀걸이, 하얀 블라우스 등으로 자연의 눈물과 구름 등을 의미한다.(02)6349-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