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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꼭 잡고’ 첫방] ‘뇌종양 판정’ 한혜진, 섬세하게 그려낸 감정선

한혜진이 4년 만의 복귀에도 변함없는 연기력을 뽐냈다. 동시에 찾아온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21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 연출 정지인)에서는 남현주(한혜진 분)와 김도영(윤상현 분)이 열한 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아 서로 좋은 소식을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MBC/사진=MBC



뇌종양으로 어머니를 떠나보냈던 남현주는 대학 시절 뇌에 혹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내내 불안해했다. 그는 병원에서 “혹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뛸 듯 기뻐했다. 남편 김도영 역시 JQ 사옥 설계를 맡게 돼 회사 직원들과 기쁨을 나눴다. 그동안 눈독만 들였던 다이아 귀걸이를 구매했다.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남현주는 김도영에게 오늘이 무슨 날인지 물었다. 모른 척하던 김도영은 미리 사둔 귀걸이를 꺼내며 “결혼반지와 똑같은 거 사려고 했는데 작전상 후퇴했다”고 말했다. 남현주는 귀걸이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김도영은 “세계 최고의 건축디자이너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남현주는 병원에서 받은 검사 결과를 말했다. “병원 갔는데 머릿속이 깨끗하다더라”라며 “만약 뇌종양이 생겨도 수술도 안 하고 방사능 치료도 안 받을 거다. 엄마처럼 살려고 버둥거리다 남은 시간 허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남편은 왜 안 되냐”며 서운해 했고 남현주는 “미안해서. 너무 슬퍼서”라고 답했다.

다음날 남현주는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한 번 더 병원에 나와 봐야겠다는 것. 이어 김도영의 첫사랑 신다혜(유인영 분)에게도 전화가 걸려왔다. 만남을 꺼리던 남현주는 결국 약속 장소로 향했다.

신다혜는 남현주에게 김도영을 뺏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최소한 미안한 마음은 가져야지. 남의 남자 뺏어갔으면”이라고 말했다. 남현주는 “김도영이 보고 싶어서 서울에 온 거면 만나봐”라고 태연한 척 말했지만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는 없었다.

남현주는 병원을 찾아 장석준(김태훈 분)을 만났다. 장석준은 뇌종양에 관련해서는 세계 3대 명의에 속하는 인물. 그는 “잘못 판독했다. MRI 다시 찍어보자”고 말했고, 남현주는 “나도 선생님만큼 안다. 뇌종양에 대해선 의사가 모르는 것도 안다”고 했다. 장석준은 “당신 같은 환자가 문제”라며 “요즘 암은 불치병이 아니다. 충분히 고칠 수 있는 병인데 못 고친다고 하지 마라”라고 소리쳤다.


JQ 사옥 설계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김도영은 계약서에 사인을 하러 간 자리에서 신다혜를 만났다. 그가 바로 JQ 이사였던 것. 이에 혼란스러워 하던 김도영은 남현주에게 “계약서 사인하러 갔는데 그 자리에 다혜가 앉아었다”고 사실대로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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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주는 놀랐으면서도 태연한 척 했다.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냐. 설령 다혜가 만들어준 계약이어도 당신이 필요하니까 미국 본사에서 오케이한 거 아니겠냐. 고맙다고 인사나 하려고 만나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늘은 서재에서 혼자 자라. 기분이 썩 좋진 않다”고 말했다.

다음날 남현주의 집으로 장석준이 찾아왔다. 장석준은 “살리고 싶어서 왔다.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 죽는 꼴 못 보겠다는데”라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물어보겠다. 살고 싶나 죽고 싶나”라고 말했다. 생사를 초월한 것처럼 굴던 한혜진도 결국에는 “살고 싶다”며 진심을 털어놨다.

/사진=MBC/사진=MBC


‘손 꼭 잡고’는 한 부부가 죽음이라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또 잊고 살았던 것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며 서로에 대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을 그린 드라마.

한혜진은 4년 만의 복귀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뇌종양 판정과 동시에 남편의 첫사랑이 등장해 혼란스러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욱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화를 내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런 자신에게 낯선 감정을 느끼며 자책하는 모습이 안쓰러움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첫 정통 멜로에 도전한 윤상현은 아내에 대한 굳건한 사랑과 건축가로서의 우직함을 잘 표현해냈다. 이후 첫사랑의 유혹에 넘어가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지는 부분. 유인영 또한 본인의 도시적인 이미지에 맞게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김태훈은 천재라는 설정에 걸맞게 까칠하면서도 소신 있는 의사로 변신했다. 세계 3대 명의답게 병과 환자에 대한 자신감이 뚜렷했다. 과거 트라우마로 인해 한혜진을 살리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점차 사랑으로 변해갈 것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정지인 PD는 “사건보다는 감정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첫 방송부터 네 남녀의 감정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다. 죽음을 앞에 두고 가장 순수하고 열정 넘치는 어른들의 멜로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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