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섀도 보팅 폐지에...감사 선임 실패 '주총대란' 오나

삼영엠텍·대진디엠피·에프알텍 등

정족수 미달 부결 6곳으로 늘어




주주총회에서 의결정족수(의결권 있는 주식 25% 이상) 미달로 감사를 선임하지 못한 업체가 총 6개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의결권 대리 행사(섀도 보팅)를 지난해 폐지하면서 상장사들이 무더기로 감사 선임에 실패하는 ‘주총 대란’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 내연기관·산업기계 구조재 업체인 삼영엠텍은 22일 정기 주주총회 상정 안건 가운데 상근감사 선임 안건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또 코스닥 상장 LED조명·프린터 부품 제조업체 대진디엠피와 통신장비 업체인 에프알텍, 건설업체 이화공영 역시 같은 이유로 상근감사 선임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이들 업체는 모두 상법에 따라 현재 감사가 다음 주총까지 ‘연장 근무’를 해야 한다.


앞서 지난 9일 주총을 연 코스피 상장사 영진약품은 감사위원 선임 안건 의결에 실패했고 16일에는 코스닥 상장사 칩스앤미디어가 역시 주총을 열었지만 감사 선임안이 부결됐다. 이유는 모두 정족수 미달이었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총 6개 업체가 감사 선임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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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12월 결산법인 1,947개 중 80%가 넘는 1,579개 업체가 아직 주총을 치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1,000개가 넘는 코스닥 업체가 향후 2주간 주총을 치러야 하는데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데다 업체 간 주총일이 겹치며 다수 업체가 감사 선임에 실패하는 ‘주총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특히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102개 업체가 금융위 주주총회 비상대응반에 의결권 확보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금융당국이 긴급 지원에 나선다고 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실정이다.

기업의 ‘무관심’도 원인이다. 지난해에는 688개 기업이 전자투표를 신청했지만 올해는 483개(18일 기준)에 불과하다. 특히 810곳(41%)은 집중일에 주총을 열면서도 전자투표를 활용하지 않았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EG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박 회장과 친구 사이로 알려진 이 전 사령관은 정윤회 문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가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씨의 관여로 경질됐다는 의혹이 일었던 인물이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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