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노블레스 오블리주' 나선 K게임…사회공헌활동 '레벨업'

시장규모 12조로 ↑…수출 4조 넘어

제조업 중심 주력 산업 침체 속

'미운오리'서 '화려한 백조'로 변신

성장세 발 맞춰 'CSR 경영' 강화

재단 설립해 교육 등 다방면 지원

'게임 부정적' 인식 해소에 힘쏟아

한국산 게임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게임산업 규모는 12조원으로 성장했고 수출액은 4조원을 넘어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따가운 시선과 이에 따라 도입된 무분별한 규제로 어려움을 겪어온 한국의 게임산업은 이를 이겨내고 불과 몇 년 새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효자로 우뚝 섰다. 이제는 전문가들조차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로 K팝이나 웹툰 대신 게임을 첫손에 꼽을 정도다. 제조 중심의 전통적인 주력 산업 일부가 침체에 빠진 상황이어서 이 같은 게임업계의 선전이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새 부쩍 커진 게임사들이 게임의 본질적 경쟁력만큼 요즘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바로 사회공헌 활동이다. 게임이 그저 돈만 버는 도구가 아니라 건전한 레저와 하나의 주요 산업축으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수익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술의 발전으로 국가 간, 플랫폼 간 경계가 옅어지며 다양한 사업자들과 경쟁이 전방위로 펼쳐지면서 게임 자체의 경쟁력 못지않게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강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서며 게임 산업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넷마블과 넥슨은 나란히 새해 벽두부터 사회공헌재단을 설립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 선두 주자로서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나선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에서 가장 먼저인 지난 2012년 사회공헌재단인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엔씨소프트는 출시하는 지역마다 신바람을 내고 있는 ‘리니지M’의 흥행에 힘입어 오는 2020년까지 엔씨소프트문화재단에 사회공헌기금 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통 큰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세계적인 인기를 끈 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중소개발사 대표에서 세계적인 부호의 반열에 오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도 ‘제2의 권혁빈’을 꿈꾸는 개발자와 창업자,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2012년 설립한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의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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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모바일게임의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서머너즈 워’를 개발한 컴투스와 전통적인 모바일게임의 강자 게임빌도 해외와 예술·환경·스포츠 등으로 사회공헌활동의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게임업계의 사회공헌활동을 보면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본업인 게임의 순기능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게임에 대한 전통적인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넷마블의 게임문화체험관 건립과 게임소통교육, 게임 아카데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창의성이 생명인 게임 산업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사회공헌활동들도 많다. 소프트웨어(SW)·콘텐츠 개발을 직접 사회공헌활동으로 연계해 말이나 글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보완대체의사소통(AAC)’ SW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등이 대표적이다.

청소년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도 많은데 이는 향후 게임의 사회적 역할이 더 커질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넥슨의 제2어린이재활병원 건립과 ‘청소년프로그래밍챌린지(NYPC)’, 넷마블의 ‘장애학생 e페스티벌’ 등이 여기 해당한다.

K게임의 경우 수출액이 4조원이 넘을 정도로 자유롭게 글로벌시장을 넘나들다 보니 해외 사회공헌활동이 많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넥슨은 네팔에 브릭 기부를, 컴투스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을 시작으로 중남미 니카라과, 남아시아 방글라데시로까지 글로벌 정보기술(IT) 교실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서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게임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본격적인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면서 기대도 커지고 있다”며 “게임업체 간 사회공헌활동 경쟁이 결국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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