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철강 관세폭탄' 한국, 일단 피했다

트럼프, 4월말까지 한시유예 조치

美, 中엔 500억弗 보복관세 강행

철강 코일 /EPA연합뉴스철강 코일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명령의 시행을 하루 앞두고 한국이 일단은 ‘관세 폭탄’을 피했다. 하지만 미국은 오는 4월 말까지 한시적인 철강 관세 면제라는 ‘당근’을 대가로 앞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한국의 양보를 노골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우려된다. ★관련기사 5면

22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상원 재무위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는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관세 중단을 승인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세 면제 대상 국가는 기존에 일시 면제 혜택을 받았던 캐나다·멕시코 외에 한국, 유럽연합(EU),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등이 포함됐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중단을 결정했다”면서 “우리는 (면제 리스트에) 2개의 나프타(NAFTA) 국가가 있다. 또 유럽·호주·아르헨티나·브라질, 그리고 확실히 한국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이 4월 말까지 철강 관세 부과를 잠정 유예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전날 하원 세입위 청문회에서 철강 관세 부과 면제 논의를 대상 국가들과 4월 말까지 마무리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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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행정명령은 23일 시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철강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면제한 것은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앞두고 한국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압박용 협상 전술로 풀이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전날 한미 FTA 개정 협상에 대해 “한국과 마지막 몇 가지 문제들을 어렵게 다루고 있다”며 “위원회를 기쁘게 할 합의에 이르기를 희망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중국을 겨냥해 500억달러(53조6,0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USTR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국산 로봇, 우주항공, 철도 장비, 전기차, 생물 의약품 등 100여개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메이드인 차이나 2025’ 전략의 일환으로 지정한 전략 산업 분야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재무부가 60일 이내에 중국 투자에 새로운 규제를 가하는 내용의 명령도 내렸다. USTR는 지난해 8월부터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중국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 최근 그 결과를 백악관에 보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기술이전을 강요받고 있다”며 “중국에 매우 큰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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