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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윤박 “식음 전폐하는 아픈 사랑도 해보고파”

“내 목표는 80세까지 연기하는 것이다.”

순수하고 엉뚱한 줄만 알았던 배우 윤박이 설계한 미래다. 날 세우기 바쁘고 각박한 세상에서 헤실헤실 웃는 그를 마냥 속없다고 여길 수 없었다. 악의 없고 솔직해 때론 4차원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윤박은 알고 보면 자신이 택한 ‘연기’에 있어선 가장 진지하다.




배우 윤박 /사진=JYP엔터테인먼트배우 윤박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이 모습이 최근 KBS 2TV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에서 보여준 이강 PD와 닮은 점이다. 겉보기엔 세상 근심 없는 것 같지만 그 속에 들끓는 열정이 있다.

2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스타와 만난 윤박은 이강과 자신을 비교하며 “나는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담아두지 못하고 그때그때 말을 해야 하는 성격이다”고 밝혔다. 자유로운 영혼에 ‘망나니 PD’로 불린 이강처럼 실제 윤박에게도 ‘망나니 기질’이 있는지 묻자 “기분이 좋을 때는 장난도 많이 치고 망아지처럼 뛰어다니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엉기고 그런다”며 “내 스스로는 남들에게 피해주는 걸 경계한다. 이강의 망나니 지수가 100%라면 나는 한 70%정도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과거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4차원에 순수한 매력을 보여준 윤박은 “그게 배우로서는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나의 평소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좋은데 그걸 통해 배역에 몰입하지 못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도 생각한다”며 “하지만 내 모습을 버리고 싶지는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으면 좋겠다. 어떤 역을 맡았을 때 온전히 그 역할로 보이도록 하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박은 이번에 ‘라디오 로맨스’로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하면서 연애세포를 얼마만큼 깨웠을까. “나도 연애를 하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없다. 언젠가는 생기지 않을까. 나의 님이 어디 있는지 나도 알고 싶다.(웃음) 정말 사랑하다가 아프게 차여보고도 싶다. 한 달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싶기도 하다. 내 인생의 목표가 최고의 남편이 되는 것이고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인데 그러려면 한 번쯤 아픈 사랑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 윤박 /사진=JYP엔터테인먼트배우 윤박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윤박은 과거 신인시절,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애 중”이라 깜짝 고백해 적잖이 화제를 모았다. 보통 연예인들이 연애 사실을 숨기는 것과 달리 굉장히 솔직한 대답을 내놓았던 것. 지금도 만약 여자친구가 생기면 공개할 용기가 있을까. “그땐 어떻게 하다 보니 나온 얘기였다. 지금 생각으로는 공개하고 싶지 않은 마음인데 내가 숨지기 못하는 성격이다. 마냥 감추고 싶은 마음도 없다.”


연기만 한 줄 알았던 윤박에게도 이색적인 과거가 있다. 2010년 제34회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해 동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것. “대학 때 추억을 남기려고 신청했다가 너무 운 좋게 붙여주셔서 출전을 한 거였다. 그 때도 내가 노래를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도 의욕은 충만하지만 노래는 혼자서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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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인 만큼 소속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을 해볼 생각은 없는지 묻자 “해보고 싶다. 2PM 콘서트를 할 때 찬성이한테 한 곡만 같이 춤추자고 했다. 내가 2PM 팬이다. 의향은 있지만 같이할 실력이 안 돼서 마음속에만 담아두려 한다”며 멋쩍게 웃었다.

일상에서의 윤박은 어떤 모습일까. “쉴 때는 집에서 영화 보고 개 4마리 돌보고 친구 만나서 수다 떨고 술 마시고 그런다. 요즘 방탈출 카페가 너무 재미있어서 조만간 또 가볼 생각이다. 설거지, 빨래, 청소도 많이 한다.”

배우 윤박 /사진=JYP엔터테인먼트배우 윤박 /사진=JYP엔터테인먼트


2012년 MBC every1 드라마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로 데뷔한 윤박은 이후 ‘유리가면’ ‘굿닥터’ ‘가족끼리 왜 이래’ ‘여왕의 꽃’ ‘돌아와요 아저씨’ ‘청춘시대’ ‘내성적인 보스’ ‘더 패키지’와 연극 ‘관객모독’ 등 매해 꾸준히 연기활동을 해왔다. “주어진 게 있으면 최선을 다 하려 한다. 연극을 하면서 작품을 대하는 관점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대본이 좋으면 참여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다. 이번 이강 역할도 그렇게 연기한 경우였다.”

어두운 장르물에서 일상적이지 않은 것들을 보여주며 형사, 범인 등 다양한 인물들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윤박은 “내가 잘하는 역을 많이 맡아서 잘하는 연기를 보여드리는 것도 좋겠지만 내 목표가 80세까지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기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많은 역을 접하면서 칭찬, 욕을 받는 대로 수정하고 발전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무 살 때는 데뷔하면 승승장구할 줄 알았는데 점차 현장에 나가야 하는 시기가 오니까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두려웠다. 예전에 회사가 없던 시절에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됐다. 80세까지 계속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연극을 1년에 한 번씩 꼭 해보려 한다. 무대 한 편을 올리기 위해 부딪히는 자체가 즐겁고 관객을 만나는 것도 즐겁다. 작품마다 다른 느낌을 받는데 과정들이 즐겁다. 연기가 지금 나에게는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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