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사에 초미세먼지(PM-2.5) 관리기준이 신설되고, 미세먼지(PM-10) 기준도 상향 조정되는 등 지하역사 공기질 관리가 대폭 강화된다. 환경부는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3차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대책(2018∼2022년)’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이번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을 위해 총 4,107억 원을 투입해 지하철 역사 내 미세먼지 오염도를 69.4㎍/㎥에서 60㎍/㎥로, 13.5% 줄일 계획이다. 대책에 따르면 환경부는 우선 올 상반기까지 지하역사의 오염도 실태 조사를 거쳐 미세먼지(PM-10·현행 150㎍/㎥)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초미세먼지(PM-2.5) 기준도 신설하기로 했다.
오염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역사에는 내년부터 미세먼지 자동측정기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오염도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공기질 모니터링과 환기 설비 유지·관리 등의 역할을 할 ‘실내 공기질 관리사’(가칭)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국가 자격의 관리사를 배출하고, 주요 역사에는 자격증을 갖춘 전문인력을 의무 채용한다.
또 지하역사 내 미세먼지 농도를 예측하고 그 결과에 따라 환기 설비를 가동하는 ‘스마트 공기질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역사를 ‘특별관리역사’로 지정·관리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아울러 내년까지 날림(비산)먼지를 제거하는 전동차 하부부착형 저감기술 실증사업을 시행하고, 오염된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양방향 집진 시스템’ 적용 시범사업도 올해 대구 지하철에서 추진한다. 지하철 객실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현행 지침(고시)으로 관리 중인 지하철 객실 내 PM-10 권고기준(현행 200㎍/㎥)을 환경부령으로 상향 조정하고, 기준치도 강화한다.
현재 권고사항인 지하철 객실 내의 공기질 자가측정을 의무화하고, 측정 횟수도 현행 2년 1회에서 연 2회로 늘린다. 내년까지 차량 공기질 개선장치를 서울의 모든 지하철 객실에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전국 지하철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시민들의 중요한 생활공간인 만큼, 이번 대책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대책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 세부실행 계획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세걸 서울환경연합 운영위원장은 “기준만 강화하는 선에서 그쳐선 안 된다”며 “실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세부 조치와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