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신차배정·차입금 연장하나...생사 갈림길에 선 한국GM

[한국GM 운명의 일주일]

31일 7,000억 상환 만기 도래

SUV·CUV 배정도 이달말 계획

노사 임단협 성과가 최대 변수

엥글사장 재방한 노조 설득할듯




한국GM이 운명의 일주일을 맞는다. 본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 시한이 이달 말인데다 한국GM이 GM으로부터 빌린 7,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도 31일 도래한다. 한국GM의 경영정상화 작업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노조와 사측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될 전망이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역시 이번 주 재차 방한해 노조를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한국GM에 따르면 GM 본사는 글로벌 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을 이달 말 확정할 방침이다. 한국GM 관계자는 “3월 초부터 본사의 글로벌 신차 배정 논의가 시작됐지만, 한국GM 상황 때문에 확정 발표가 늦춰지고 있다”며 “다른 나라 사업장들의 생산 일정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달을 넘기기는 어렵다는 게 본사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GM은 한국GM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지역 신청서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하면서 트랙스 후속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다목적차량(CUV)을 각각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약 1조원의 시설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차 배정 계획은 철저히 ‘인건비 절감’이 이뤄진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현재 노사가 진행 중인 임단협 결과와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채산성과 효율성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장을 돌릴 수 없다는 GM의 경영 방침은 한국 시장에도 적용된다”며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노사간 교섭에서 포괄적인 타협안이 나와야 신차 배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사는 오는 27일 임단협 7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가 ‘임금 동결 및 성과급 지급 중단’에 동의했지만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주식 배분, 정년 연장 등을 두고 노조와 사측 간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이와 관련해 배리 앵글 사장이 이번주 방한해 노조와 막바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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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GM이 사측에 빌려준 7,000억원의 만기 역시 31일 도래한다. GM은 지난해 말 채권 만기를 2월로 연장한 후, 실사 기간을 고려해 채권 회수 기간을 3월 말까지 재차 늦춘 바 있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실사 범위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최근에서야 한국GM에 대한 실사에 착수한 만큼 이달 말 실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은 없다. 결국 GM측이 이사회를 열고 재차 채권 만기를 결정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해당 채권의 만기를 연장하더라도 추가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4월 초에는 별도로 9,880억원 대출 만기가 도래한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2,600명에 대한 위로금 5,000억원도 내달 중순 집행해야 한다. GM측이 한국GM에 빌려 준 대출금을 출자전환하지 않으면 산은이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더라도 견디기 힘든 구조다. 결국에는 실사와 별개로 GM측의 장기적인 사업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이달 말 만기연장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는 얘기로, 이런 판단의 잣대는 임단협에서의 성과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운명을 가를 키는 결국 노조가 쥐고 있다”며 “이번 주 임단협 성과에 따라 경영정상화냐 철수냐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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