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샐러리맨 신화' 이채욱 CJ 부회장의 마지막 당부 "기업 성장 도와달라"

정기주총 끝으로 40년 경영인생 마무리

"이재현 회장 믿어…그레이트 CJ 잘될 것"




“여기 계신 여러분들 사회와 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이 도와주십시오. 기업이 성장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샐러리맨의 신화·이재현 회장의 멘토’로 불리는 이채욱(사진) CJ(001040)그룹 부회장이 27일 CJ그룹 주주총회를 끝으로 현직에서 수행하는 마지막 공식 일정을 마쳤다. 지난 1972년 삼성물산 입사를 시작으로 인천공항공사 사장과 CJ그룹 부회장 자리에 오른 베테랑 경영인인 이 부회장은 주총장을 나서는 그 순간까지도 한국 기업의 성장과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2014년부터 이사회 의장으로 정기 주총을 진행해온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시 중구 필동에서 열린 주총에서도 여느 때처럼 단상에 올라 CJ그룹의 경영 현황과 목표를 발표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계획, 자국 우선의 보호무역정책 강화 가능성 등 위험요소들이 잠재돼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이자부담 증가가 내수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일류 수준의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존에 진출한 지역은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창출해나가고 신흥국 등 신시장으로의 진출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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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2~3년 전부터 폐가 좋지 않아 여러 차례 사퇴 의사를 밝혀왔다. 주총에서도 발표 도중 기침을 하거나 가래 때문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등 힘든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주총이 끝난 후 임원들과 잠시 환담을 할 때에는 “기침을 너무 많이 하지 않았느냐”고 걱정하며 물었다고 한다.

어떤 인사나 축하의 박수도 없이 주총은 평소처럼 마무리됐다. 하지만 단상에서 내려온 이 부회장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한마디만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이 부회장의 첫 마디는 “사회와 기업이 발전하게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또 40여년의 경영 인생에 대한 소회로 “저는 그간 앞만 달려온 세대”였다며 “우리나라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젊은이들이 용기와 꿈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년간 CJ에 와서 이재현 회장님의 많은 은덕을 입었다”며 “회장님이 사업을 잘하시고 경영도 많이 하시는데 건강 때문에 그간 참 여러 공백이 있었다. 이제 모든 걸 회복하시고 ‘그레이트(Great) CJ’를 위해서 잘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이 부회장은 다양한 기업을 이끈 샐러리맨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197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해외사업본부장, 삼성GE의료기기 사장 등을 지내고 GE코리아 회장, GE헬스케어 아시아성장시장 총괄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CJ에 영입돼 2014년부터 지주사인 CJ㈜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왔다. 이 부회장은 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부재 기간 동안 손경식 회장 등과 함께 CJ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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