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메기' 등장에 달라진 이통사...3년 만에 요금전쟁

SKT 8가지 혁신프로젝트 짜고

KT·LGU+도 데이터 요금제 개편

콘텐츠 등 여러 분야 차별화 시도

"통신판 변화에 시장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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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요금제와 5G라는 ‘통신판의 메기’가 이동통신사들의 신규 요금제와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는 ‘트리거(방아쇠)’로 떠올랐다. 이통사들은 앞으로 급격한 환경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난 3년 동안 비슷한 요금제만을 선보였던 ‘암묵적 카르텔’을 깨트리는 등 차별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다만 이통사들이 수년간 과실을 누리다 외부 요인에 의해 요금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등떠밀리기’ 식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올 상반기까지 총 8가지의 고객혁신프로젝트를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이날 할인 한도를 없애고 특별 할인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T멤버십’을 개편했다. 이는 약정제도와 로밍요금제에 이은 고객가치 혁신 프로젝트의 세 번째 버전이다. SK텔레콤은 추가로 5개의 고객혁신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국내 통신시장 새판 짜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의 고객혁신프로젝트의 핵심은 요금제다.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허가를 맡은 후 신규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데다 최근 데이터 이용량 급증 등으로 손익계산 분석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오는 5월에나 관련 요금제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3개월이나 6개월짜리 프로모션 상품이 아닌 처음부터 정기 요금제로 내놓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KT(030200)의 ‘데이터 밀당’과 같은 남은 데이터 이월 모델도 검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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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고객가치혁신 프로젝트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이끌고 있다. 박 사장은 이동통신(MNO)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과 결합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전반의 흐름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가치혁신 프로젝트로 영업이익이 2년 가량 제자리걸음 할 수도 있다”며 “다만 그 후부터는 고객층이 넓어지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에 대한 이익도 늘어 회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LG유플러스(032640)는 속도와 용량제한 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고 KT는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무약정 요금제를 내놓는 등 지난달 말부터 이통사간 요금 경쟁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특히 3등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포문을 열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맞대응하는 형국이라는 점에서 KT가 추가적인 판 흔들기에 나설 공산도 크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이통사 요금 경쟁은 지난 2015년 이후 3년여 만이다. 정부는 지난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에 따라 이통사 수익 개선이 예상된다며 요금제 개편 등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통 3사는 2015년 5월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차등 과금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선보였다. 다만 이통사별 데이터 제공량에 차이가 없는데다 동일 데이터 기준 이통사별 요금 차이가 ‘10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무엇보다 데이터 이용량 급증 추이에 맞춰 ‘이통사 배만 불린다’는 비판도 강했다. 반면 최근 요금제 개편은 이통사별 차이가 확실한데다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어 지금까지 반응이 나쁘지 않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요금제 개편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월 2만원 대에 1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에 대한 사전 대응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이통3사는 수조원의 매출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통사의 요금 개편은 내년 3월 5G 상용화에 앞서 고객 기반을 미리 확대하려는 포석도 있다”며 “기존 LTE 이용자를 5G로 자연스레 유도해 수익 확대를 꾀할 수 있는데다 LTE 투자 비용 회수 차원에서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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