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유린당한 여성 상처 보듬는 연극 '빨간시' 다시 관객 만난다

지난해 광화문 블랙텐트 공연 이어 내달 나루아트센터서 재연

위안부와 여배우 성상납 사건을 정조준하며 사회적 약자로서 유린당한 여성들의 상처를 보듬었던 연극 ‘빨간시’가 다음 달 나루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재연한다.

극단 고래의 대표작으로 2011년 ‘혜화동 1번지’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제7회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희곡상, 작품상, 여자연기상 3부문을 휩쓸었고 지난해에는 광장극장 블랙텐트에 소개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성적으로 유린당한 여배우의 죽음을 무대로 끌어 올려 사회 안에서 자행되는 폭력과 침묵이 재생산하는 폭력의 카르텔을 고발한다.

관련기사



주인공 동주는 유력 일간지 기자로 성상납 끝에 자살한 여배우 사건을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그러다 어느 날 저승사자의 실수로 할머니 대신 저승에 가게 되고 저승에서 죽은 여배우의 삶, 그리고 일제시대 때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의 삶을 되돌아본다는 내용이다.

작가 겸 연출 이해성은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들이 거대한 힘과 권력에 의해 성적으로 유린당하고 육체적, 정신적인 상처를 입었다”며 “사건의 가해자들이 이에 대해 절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뉘우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로 인해 피해자들의 상처와 아픔은 결국 치유되지 않은 채 덮여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투 운동으로 일부 유명인들의 부당한 폭력 행위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 작품의 시의성은 한층 더 강해졌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자신을 향했던 무자비한 폭력을 고발했던 장자연은 한국 미투 운동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해성은 “우리 역사 속에서 돌고 도는 폭력과 상처의 근본적인 원인을 바라보고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며 “폭력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침묵, 말하지 않는 우리를 비춘다”고 소개했다. 다음달 20일부터 5월13일까지 나루아트센터 소공연장


서은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