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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황금빛 내 인생’ 이다인 “신현수, 내가 뭘 해도 다 받아줬다”

“KBS 주말극 중에서 막내딸 역은 사랑받는 계보인데, 타이틀에 걸맞게 연기하려 했다. 시청자들이 워낙 많이 보시다 보니까 두 배는 더 잘해야 엄마와 언니에게 피해가 안가겠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위축 들기도 했다. 중반부터 그걸 많이 떨치려 했다. 예상보다 사랑을 많이 받아서 얼떨떨하고 만족한다.”

배우 이다인 /사진=콘텐츠와이배우 이다인 /사진=콘텐츠와이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이하 ‘황금빛’)에서 ‘막내커플’로 활약한 배우 이다인의 드라마 참여 소감이다. 이다인은 지금까지 평균 30% 이상을 달성해온 KBS 주말극 자리에 참여하며 적잖은 부담을 느꼈지만, ‘황금빛’을 통해 ‘배우 견미리의 딸’, ‘언니 이유비의 동생’이 아닌 ‘배우 이다인’으로 본격 조명 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시청률 45% 이상을 달성한 국민드라마 ‘황금빛’은 이다인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황금빛 내 인생’은 흙수저 자매 서지안(신혜선 분)과 서지수(서은수 분)에게 금수저의 기회가 생기면서 생기는 변화를 그린 가족극. 이다인은 극 중 해성그룹의 막내딸이자 최도경(박시후 분)의 여동생 최서현 역을 맡아 서지호 역의 신현수와 ‘썸’을 오가는 핑크빛 호흡을 맞췄다.

2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다인은 “‘황금빛 내 인생’ 포상휴가 이후에 엄마(견미리)와 하와이에 갔다 왔다”며 드라마 종영 이후 모녀간에 애틋한 정을 쌓은 근황을 전했다.

두 모녀가 마침 그 무렵 일주일간 시간이 나서 처음으로 단둘이 여행을 갔다는 이다인은 “드라마를 하느라 고생했다는 차원도 있고 해서 여행을 갔는데 설레고 긴장됐다. 엄마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평소에 엄마와 사이는 좋은 편인데 어릴 때부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엄마가 매일 촬영 때문에 새벽에 들어오고 나가시면서 바빴다. 잘 못 마주치다보니 어려웠던가 보다”고 ‘황금빛’에서 엄격한 해성가의 딸 서현과 비슷한 면모를 밝혔다.

“10대 때는 존댓말을 썼다가 20대가 되고 나서 점점 친구처럼 가까워지고 바뀌었다. 최근에 특히 엄마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예전에 나는 표현을 잘 못하는 무뚝뚝한 딸이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사랑 표현도 자주하게 됐다.”

평소 견미리와는 어떤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지 묻자 이다인은 “무거운 주제는 많이 얘기 안 한다. 엄마나 나나 상처 되는 일이 있으면 언급을 잘 안하려 한다. 밝고 웃을 수 있는 재미있는 얘기를 위주로 하려 한다. 연기도 내가 물어보면 잘 조언해주셨다”며 “‘황금빛’ 초반에는 엄마에게 연기를 많이 배웠다. 엄마가 처음엔 나보고 연기하는 게 부잣집 딸 같지 않다고 하셨다. 서현이는 격식, 교양, 품위가 있어야 하는데 내가 평소에도 헬렐레 행동하니까 그런 게 잘 안 보인다고 하셨다”고 이번 드라마를 하며 견미리로부터 받은 객관적인 조언을 언급했다.


초반에는 가족에게 대본을 봐 달라며 조언도 구했지만 이다인은 ‘황금빛’ 중반부터 혼자 연기를 터득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연기에 도전하기를 원했던 것. “엄마는 본방을 모니터링해주셨다. 내 스스로 서현이를 찾고 이다인화 시켜서 만드는 걸 보고 엄마가 좋아해주시더라. 언니(이유비)와 나는 서로의 연기에 대해 얘기를 거의 안 하는 편인데 초반엔 국어책을 읽는다고 놀리기도 했다. 속상해서 50부작을 어떻게 연기 하냐고 고민했더니 언니가 ‘그래도 괜찮다’, ‘너의 스토리가 생기면 훨씬 괜찮을 거다’고 위로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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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다인이 만들어간 서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처음에 서현이가 얄미워 보일 수도 있고 안하무인 같은 재벌 막내로 보일 수 있었는데, 최대한 서현이 마음에 공감하고 시청자분들이 이해하게끔 연기하는 걸 고민했다. 지호와 러브라인이 생기면서는 사랑스런 부분이 점차 나온 것 같다.”

배우 이다인 /사진=콘텐츠와이배우 이다인 /사진=콘텐츠와이


‘황금빛’ 마지막회에서는 그간 줄곧 ‘썸’을 타던 서현과 지호의 커플 성사가 불발이 됐다. 서현은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미국에 1년간 유학을 갔다 귀국한 후 호텔 경영을 맡게 됐고, 지호는 빵가게 사업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다. 서현과 지호는 서로의 앞날을 응워하며 쿨한 친구로 남았다.

“지호에게 애인까지 생길 줄 몰랐는데 작가님께서 뻔한 걸 싫어하시니 이해가 갔다. 시청자들께서는 당연히 해피엔딩으로 생각하셨을 텐데 그걸 뒤집으려 하셨던 것 같다. 서현이가 성장하고 떳떳한 성인으로 변해서 돌아오는데, 나도 마지막 서현이의 모습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지호 역의 신현수와 주된 호흡을 맞췄던 것에 대해서는 “제일 많이 신이 붙은 배우였는데, 의견도 많이 나누고 마음도 많이 터놓았다. 오빠가 워낙 너무 편하게 해주셨고 내가 의견을 제시하면 다 수긍해주셨다. 신도 철저히 준비해오셨다. 극 중에서 친구처럼 티격태격했는데 실제로도 내가 까불면 오빠는 착하게 다 받아줬다”고 밝혔다.

‘황금빛 내 인생’ 중 이다인이 가장 돋보인 ‘인생신’이 있다. 야구장에서 해맑게 웃으며 뒤돈 서현에게서 후광이 비추자 지호가 ‘심쿵’하며 반한 장면이다. “그 장면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 장면이었다. 신기하게도 촬영 때 먹구름이 끼어 있다가 뒤를 도는 순간 구름이 걷히면서 햇볕이 들어오더라. 찍으면서도 타이밍이 완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수 오빠도 정말 예쁘게 나왔다고 해주셨다. 그 장면을 세 번 찍었는데 감독님께서 햇살 비춘 장면을 써주셨다. 만족하는 장면이다.”

이다인은 ‘황금빛’을 하며 가장 많이 받았던 반응으로 막내 커플에 대한 응원을 꼽았다. “막내커플의 비중을 좀 늘려달라고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 분량의 유무를 떠나서 저희를 보고싶어한 분들이 많으신 것 같더라. 서사도 많고 커플도 많은 드라마였는데 저희 커플을 응원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우스갯소리로 ‘커플 전쟁’이라 했다. ‘화랑’ 때도 느꼈는데 커플연기에서는 상대배우가 중요한 것 같다. 지호 오빠와는 장면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대화를 많이 나누며 연기했다.”

극 중 서현의 오빠 최도경 역을 맡은 박시후에 대해서도 친근함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오빠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뵀는데 되게 순박한 시골청년 같은 느낌이 있었다. 엉뚱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순박하셨다. 나한테도 너무 편하게 말을 걸어주셨다. 사촌오빠 같았다.”

그 밖에 ‘황금빛 내 인생’이 이다인에게 남긴 의미는 다양했다. 무엇보다 큰 용기를 가져다 준 고마운 작품이라고. “지금까지는 걸음마를 떼지도 못하고 준비하고 기다리고 움츠러들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은 내가 문을 열고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만들어준 것 같다. 끝난 게 너무 아쉽고 예상치 못한 많은 사랑을 받아서 너무 큰 행운이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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