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자율협약 만료일인 30일 정부가 직접 나서 금호타이어 임직원과 노조에 노사 간 합의를 호소했다. 법정관리와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로의 매각의 갈림길에 놓인 금호타이어는 이날 자정까지 노조의 동의가 없으면 당장 다음 주 월요일 부도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금호타이어 임직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금호타이어는 다음 주 월요일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는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상환하기 어렵다”며 “노사 간 합의가 없으면 대규모 투자유치가 물거품이 되고 유동성 문제로 인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 입장은 김 부총리와 금호타이어 최대주주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주무부처인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해 긴급 경제현안간담회를 연 뒤 나왔다.
그는 “대규모 신규투자를 통해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투자를 받는 것과 자구계획에 동의하는 것에 모두 반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4월2일 270억원, 4일 400억원 등 기업어음(CP) 만기를 차례로 맞는다. 이날로 채권단의 자율협약(채권단공동관리)이 끝남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노조가 더블스타의 투자 유치에 동의하지 않으면 부도 외 다른 선택지가 없게 된다.
이 회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노조와 계속 접촉하면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법률적으로 이날 자정을 기해 자율협약이 끝나기 때문에 월요일까지 주말 동안 하루이틀의 기술적인 여유가 있더라도 오늘 노조가 합의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오늘 중에 노조 합의가 없으면 (협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대주주가 변경돼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임직원들의 우려가 없을 수 없을 것”이라며 “채권단에서는 협상을 통해 장기적인 경영을 유지하도록 국내 채권단이 지분을 보유하는 한 투자자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등 먹튀 방지를 위한 견제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채권단도 투자유치가 성사되면 2천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만기연장과 금리 인하 등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고, 지역경제에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과 지역주민께서도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고통을 분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며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고 투자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정부도 고통분담과 협력이 헛되지 않도록 금호타이어 정상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