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D데이 맞은 금호타이어...노조의 선택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국내 기업 인수 보장을 촉구하면서 채권단이 제시한 자율협약 종료일(30일) 당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중국 더블스타 외에 대안이 없다는 잇단 설득에도 노조가 해외 매각 및 자구안 합의를 거부하면서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끝내 반대의사를 접지 않으면 금호타이어 사측은 이르면 다음달 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법정관리 신청 안건을 의결할 수도 있다. 유동성이 고갈된 상태에서 당장 이날 돌아오는 회사 어음 270억원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금호타이어에 유동성을 공급할 금융기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9일 성장지원펀드 출범식에 참석한 후 금호타이어에 대해 “노조가 해외 자본유치와 자구계획에 동의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대안도 없다”면서 시한 연장 불가 방침을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건물이나 토지, 기계 등 유형자산이 많아 청산가치가 1조원에 달한다. 반면 계속 기업가치는 절반에 못 미치는 4,600억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법정관리 신청을 하면 회생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법정관리 들어가면 금호타이어의 미래는 법원의 절차에 따르게 되겠지만 판단하기에 회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노조가 주말 동안 극적으로 해외 매각에 찬성해 법정관리를 피할 가능성도 있다. 모바일 투표 등을 실시하면 1~2시간에 구성원 전체의 의견 수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한편 조삼수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 지회장 등 노조 집행부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 의사를 지닌 국내 업체가 있는데도 산업은행이 중국 더블스타와의 수의계약으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개매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30일 예정된 3차 총파업과 관련해서도 “오늘이라도 산업은행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속에 국내기업 인수 참여’ 요구를 받아준다면 취소할 수 있다”며 공을 산업은행에 떠넘겼다.

그러나 노조는 인수를 희망하는 ‘복수의 국내기업’이 어디냐는 질문에 “현 단계에서 밝힐 수 없다”고 답해 실제 존재 여부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 조삼수 대표지회장은 “A사 관계자가 지난 25일 광주로 찾아와 저에게 직접 인수 의향을 밝혔다”면서 “27일에 최종적으로 인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내왔는데 더블스타를 전제로 한 매각방식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직원과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동의에 연연하지 말고 더블스타로 매각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더블스타에서 노조 동의 없이는 인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현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