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한·중 해빙무드에...사드 피해주 '화려한 복귀' 예약

하나투어·아모레퍼시픽 등

게임·엔터·화장품·여행주

상반기 영업익 대폭개선 기대

中자금도 대거 유입 가능성

한중 사이의 긴장이 풀리면서 중국 관련 소비주들이 무역전쟁을 파도에 휩싸인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추락했던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관련주들이 기지개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중국의 한한령 해제 약속이 이번에도 립서비스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 정세 변화에 소외되지 않으려는 중국의 정치적 목적이 한한령을 거둬 들이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실릴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사드로 인한 갈등 해소를 약속하는 등 한한령이 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사드 피해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사드 피해주가 다시 중국 수혜주로 화려하게 복귀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국내 증시로 중국 큰 손들의 자금이 돌아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중국의 한국 투자는 지난 2016년 20조원까지 늘었다가 사드 충격에 작년에는 8조원으로 줄었다.

중국 관련주는 한반도 정세변화에 지난 달부터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 아모레퍼시픽(090430)은 15.06%, 오리온(271560)호텔신라(008770)는 각각 18.51%, 17.23%씩 올랐다. 롯데쇼핑(023530)(15.51%), 하나투어(039130)(17.07%), 파라다이스(034230)(14.75%),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14.05%)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사드 이슈로 중국 시장에서 멈칫했던 엔씨소프트(036570)(12%), CJ E&M(5.65%) 등도 재차 오름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은 0.76%에 불과하다.




외국인, 기관투자자 등 증시의 큰 손들도 조금씩 중국 관련주를 사들이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3월에 아모레퍼시픽 주식 1,573억원어치, 호텔신라 주식 48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엔씨소프트(1,301억원), 롯데쇼핑(710억원), 호텔신라(467억원) 등을 선택했다. 아직 큰 규모는 아니지만 서서히 주목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한한령이 느리게나마 완화되면서 재차 중국 관련주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제츠 위원은 문 대통령과 만나 중국인 단체관광 정상화, 원활한 롯데마트 매각과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 재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문제 등 주요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중국은 문 대통령의 관심 사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관련된 사항은 이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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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 해빙의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5일 열릴 북경국제영화제에 지난해와 달리 한국 영화가 초청받고 현지 언론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보도가 이뤄지는 등 한한령이 완화되고 있다”며 “게임·미디어·화장품·여행 등 중국 관련 소비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에서도 다시 한국 여행 카테고리가 등장하는 등의 변화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한중 관계 회복의 수혜가 클 업종으로 드라마·카지노·여행을 꼽았다.

이 같은 변화에 힘입어 1·4분기 중국 관련주들의 실질적인 실적 개선도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오리온의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2%나 늘어난 83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이번 1·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도 11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체들은 2·4분기부터 수익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권명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매출 확대와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 2·4분기 이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며 한중 관계가 개선될수록 영업이익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중국인들의 자금이 재차 몰려들면서 국내 증시의 활기를 북돋아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지난 2015년 1,360억원, 2016년 1조6,04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전까지 매해 꾸준히 순매수 규모를 늘렸지만 사드 이슈 탓에 팔자세로 돌아섰다. 그나마 지난해 양국 갈등이 누그러지면서 다시 4,000억에 달하는 순매수가 이뤄진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한 달 동안의 순매수 규모가 2,600억원에 달했다. 앞으로 양국 관계가 빠르게 회복될 경우 중국인 자금도 대거 돌아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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