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DJI 팬텀' 대항할 토종 드론 나온다

드로젠·로보링크·에셀티 MOU

'한국형 항공촬영드론' 공동개발

이흥신(왼쪽부터) 드로젠 대표가 지난 29일 경기도 성남 에셀티 본사에서 이현종 로보링크 대표, 김신호 에셀티 대표와 한국형 항공촬영드론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드로젠이흥신(왼쪽부터) 드로젠 대표가 지난 29일 경기도 성남 에셀티 본사에서 이현종 로보링크 대표, 김신호 에셀티 대표와 한국형 항공촬영드론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드로젠



내년 여름께 중국 드론업체 DJI의 ‘팬텀’ 시리즈와 경쟁할 토종 대항마가 나온다.

모터·짐벌·광학줌 4K 카메라 등 항공촬영 드론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 3곳이 힘을 모아 국내 드론시장을 장악한 DJI와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드론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들 업체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드로젠은 지난달 29일 로보링크·에셀티 등과 함께 ‘한국형 항공촬영드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1일 밝혔다. 드론 제작과 관련해 각 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모아서 중국 DJI의 입문형 항공촬영 드론 시리즈인 ‘팬텀’, 고급형 시리즈 ‘인스파이어’에 필적할 만한 드론을 내놓겠다는 게 협약의 핵심이다.

이흥신 드로젠 대표는 “드론이 4차산업 혁명 핵심기술로 부각 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하늘을 날고 있는 드론은 중국의 DJI 제품이거나 중국산 부품들로 채워진 껍데기만 국산인 제품들이 대부분 ”이라면서 “더 이상 우리 앞 마당을 중국 업체들에게 내줄 수 없다는 절박함에 공동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3사가 공동개발하는 ‘한국형 항공촬영드론’은 올 하반기에 시제품이 나오고 내년 여름께 초도 물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으로 만든 드론으로 중국DJI와 한 판 승부를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드로젠은 이번 협약에서 드론 및 드론제어에 관한 전반적인 개발을 담당한다. 이 회사는 드론의 하드웨어 설계부터 소프트웨어, 핵심 구동설비인 모터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연구개발(R&D) 기업이다. 드로젠은 최근 기존 모터 대비 가격을 70% 절감하고, 생산속도는 180배 끌어올린 하이브리드 모터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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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링크는 소프트웨어와 드론 조종을 위한 조종기 개발을 담당한다. 입문형은 4㎞ 거리에서, 고급형은 7㎞ 거리에서 영상을 송출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맡는다. 로보링크만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터를 제공해 활용도를 높일 예정이다.

에셀티는 핸드 짐벌(드론 본체에 부착된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지지틀) 일체형 3축 카메라를 개발한 해성옵틱스 계열사다. 에셀티는 항공촬영드론 개발에 필요한 짐벌과 광학솔루션 기술을 책임진다. 현재 기술을 개량해 5배 광학줌이 가능한 짐벌 일체형 카메라를 고급형 항공촬영 드론에 탑재할 계획이다.

항공촬영용 드론은 건설·물류·소방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핵심 장비로 활용되고 있다. 항공촬영 드론은 건설현장에 필요한 3D 맵핑은 물론 순찰, 점검에 쓰인다. 3D 맵핑은 드론이 촬영한 항공 영상을 3D 데이터를 산출해 공사 초기 단계의 토사량 측정을 대체하는 것으로, 통상 1주일 걸리는 측량 기간을 하루로 단축할 수 있다.

소방 분야에선 드론에 열화상 카메라를 달아 소방관들을 위한 안전한 진입로를 탐색할 수 있다. 실제 팬텀과 인스파이어 시리즈를 앞세워 국내 항공촬영 드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DJI는 기존 항공촬영 드론의 성능을 개선해 산업용 드론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국적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오는 2020년 드론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1,270억 달러(약 1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도 글로벌 드론 시장이 같은 기간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도 드론사업의 급속한 성장에 주목해 704억원 수준인 시장을 오는 2026년까지 4조4,000억원의 시장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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