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기니만 가나 해역에서 납치된 한국인 3명이 나이지리아 남부에 인질로 붙잡힌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정부는 피해자들의 무사 송환을 위해 가나·나이지리아 등 사고 발생 지역 인접국과 공조하고 있지만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화통신은 나이지리아 해적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의해 납치된 한국인 3명이 나이지리아 남부 바이엘사 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해적 일당이 총 9명이며 총기로 무장했다고 진술했다.
한국 외교부 및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한국 선사가 운영하는 500톤 규모의 참치잡이 어선 ‘마린 711호’가 납치됐다. 배에는 선장·항해사·기관사 등 한국인 3명과 가나 국적 선원 40여 명이 탑승해 있었다. 해적들은 마린 711호를 타고 나이지리아 해역 쪽으로 이동하다 이 나라 해군의 경고를 받자 한국인 3명과 금품 등을 스피드 보트에 옮긴 뒤 도주했으며, 지난달 28일 가나 테마항에 일시적으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나이지리아 해군 함정 2척이 뒤를 쫓았지만 해적들의 이동속도가 빠른데다 나이지리아 관할 수역을 넘어가 추적에 실패했다.
한국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하에 문무대왕함을 파견하고 사고 해역 인근 국가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이지만 납치 세력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인 3명의 위치, 안전 여부, 납치 동기 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3~4개월 가나 근해에서 발생한 납치 사건의 경우 해적들이 유류·금품 등을 갈취한 후 선원들을 풀어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석방 대가를 요구한 경우도 있어 전개를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사건 발생 해역에서 일어난 과거 사건들에 비춰 몸값 등을 요구하지 않고 일정한 장소에 풀어줄 수도 있고, 협상을 요구해 올 수도 있다”며 “어느 쪽이라고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