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코 교황이 1일(현지시간)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에서 한반도 주변을 중심으로 무르익어가는 대화 국면이 열매를 맺길 바란다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이날 바디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미사를 집전한 뒤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부활절 메시지인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를 향해) 통해 “한반도를 위한 대화가 결실을 보길 간절히 기원하고, 현재 진행되는 대화가 지역 화해와 평화를 진전시키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황은 이어 “직접적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이 한민족의 안녕을 증진하고, 국제 사회에서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혜와 분별을 가지고 행동하긴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전한 한반도 메시지는 오는 27일로 확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오는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를 둘러싼 대화가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한반도 상황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교황은 동계패럴림픽 개막을 앞둔 지난 7일에는 “평창올림픽은 스포츠가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 간에 다리를 건설하고, 평화에 명백히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냈다. 지난 달 16일 바티칸에서 진행된 이백만 주교황청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는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같은 민족이 하나의 깃발 아래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해 보기가 좋았다”며 “남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북미 관계 개선에 각별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한반도 정세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교황은 이날 한반도 외에도 시리아, 예맨, 팔레스타인, 남수단, 콩고, 베네수엘라 등 분쟁과 기아를 겪고 있는 국가들을 언급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날 부활절 미사는 이탈리아 당국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편에 서서 싸우던 IS 조직원 120명이 이탈리아로 돌아왔다는 정보에 따라 광장 주변에 무장 군인을 배치하고 검문을 강화하는 등 경계는 어느 때보다 삼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