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일정을 바꿔 1일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관람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출연진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을 잘해서, 이번에 ‘봄이 온다’고 했으니까 이 여세를 몰아서 가을엔 ‘가을이 왔다’고 하자”면서 “이런 자리가 얼마나 좋은지 문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한 출연자가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3일 공연에)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면서 “평양시민들에게 이런 선물 고맙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출연자는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하겠다”고 말한 의도는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연은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 때문이었는지 시작 시각이 수차례 변경되기도 했다. 당초 오후 5시 30분(이하 서울시간)으로 예정됐던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 시작 시각은 북측 요구로 두 시간 늦춰져 오후 7시 30분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한 시간 앞당겨져 오후 6시 30분으로 재조정됐다. 북측은 이와 관련, 더 많은 사람의 관람 편의를 위해서라도 설명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스케쥴에 맞추기 위해서였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공연은 김정은 위원장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당초 예정된 시각(오후 6시 30분)보다 늦은 오후 6시 50분에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은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오후 3시께 공연장으로 이동한 취재진은 리허설을 지켜본 뒤 북측의 통보로 출연자 대기실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후 공연이 끝날 때까지 카메라 기자 1명을 제외하고는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5∼6명의 북측 인원들이 복도에 지키고 서서 취재진을 감시했다. 취재진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들은 “아직 (남북) 연락관끼리 합의가 안 됐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곧 귀가 탁 트이는 소식이 들릴 것이다”던 북측 인원들은 계속된 항의에 “어차피 공연이 시작해서 들어가지도 못한다. 행사 관련해 우리도 권한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