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관리강화한다고 재활용쓰레기 대란 해결되겠나

서울 등 수도권 3개 시도에서 불거졌던 재활용쓰레기 혼란이 수습됐다. 재활용 업체들이 폐비닐 등을 정상 수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재활용 업계에 지원대책 마련을 약속하고 아파트와 수거 업체 간 재계약을 독려해 타협점을 찾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어제부터 비닐과 스티로폼의 분리배출이 종전처럼 가능해졌으니 다행스럽다. 그렇더라도 정부의 뒤늦은 대응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최근의 사태는 지난해 7월 중국 환경보호부가 “내년 1월부터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예견됐다. 연초부터 중국 수출길이 막히고 미국·유럽 등에서 들어온 폐기물까지 넘쳐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자 국내 재활용품 업체들이 수거를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런데도 정부와 지자체는 책임을 떠넘기며 사태를 방치하다 뒤늦게 부랴부랴 대처에 나섰다. 늑장대응·뒷북행정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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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청와대까지 “정부가 야단을 맞아야 한다”고 인정했겠는가. 더 문제는 이번 조치가 허겁지겁 만든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재발방지를 위해 아파트 현장을 긴급 점검하고 처리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달 중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지만 재활용 업체들이 상황 변화 등을 이유로 다시 실력행사에 나설 경우 언제든 똑같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봉합이 아닌 실질적인 해법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우선 재활용 처리를 아파트와 업체 간 개별계약에 맡게 둘 게 아니라 정부 주도의 통합적인 생활폐기물 관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상품포장 관행을 바로잡아 플라스틱과 비닐·스티로폼 등의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폐기물 재처리기술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이참에 정부는 썩는 비닐, 분해되는 스티로폼 등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제품 개발에 대한 지원 같은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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