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STX조선에도 금호타이어식 해법을 적용해 오는 9일까지 노사간 합의된 자구계획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로 보내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산은 관계자는 2일 “STX조선이 독자 생존을 위한 고강도 자구계획 및 LNG·LPG선 수주 확대 등 사업재편 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오는 9일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원칙(법정관리)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가 금호타이어에 대해 ‘정치 논리로 해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운 것처럼 STX조선도 같은 방식으로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경우 임금이 석 달치나 체불되고 당장 돌아오는 기업어음이나 회사채도 막지 못할 정도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 채권단 지원 없이는 당장 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STX조선은 어느 정도 자금이 있는 상태다. 산은에 따르면 STX조선은 지난 2월말 기준으로 1,475억원의 가용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STX조선은 수주한 배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대규모 건조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유동성 부분은 그때 가서 다시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9일까지 자구계획안 미제출시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해서는 “기술적인 부분은 법무법인과 상의해 절차대로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은 STX조선에 고정비의 40% 이상 줄일 것을 요구한 상태며, STX조선은 이를 위해 인력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생산직 695명, 관리직 622명 등 총 1,317명 가운데 생산직의 75%(약 520명) 가량을 희망퇴직 및 협력업체로의 이동 등으로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까지 희망퇴직 및 협력업체 이동을 신청한 인원은 115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STX조선은 인력 감축 등에 반발해 전면파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