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정상적으로 분리수거를 한다고는 했지만 언제 또 바뀔지 몰라 공지문을 안 떼고 있어요.”
2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전처럼 재활용 분리배출을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아파트 등 주택가 분리수거 현장에서는 혼란이 이어졌다.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주민들의 문의가 쇄도했고 이날도 스티로폼과 비닐을 수거하지 않는 줄 알고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시민도 있었다. 또 일부에서는 예전처럼 분리수거함에 비닐과 스티로폼을 버리면서도 배출방식이 다시 바뀔까 불안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상 수거하라’는 지자체 지침에도 불구하고 스티로폼 등을 수거하지 않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A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날 주민들의 문의가 이어졌지만 명쾌하게 답하지 못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오늘부터 정상적으로 이전과 같이 분리수거를 한다고는 했는데 뭔가 또 바뀔지 몰라 이전에 안내했던 비닐·스티로폼 미수거 공지문을 안 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자체에서는 ‘이전대로 분리배출’을 알렸지만 A아파트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업체는 이날 스티로폼 등을 수거하지 않았다. A아파트의 한 주민은 “다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고 했는데 스티로폼·비닐 미수거 공지는 그대로 붙어 있어 혼란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거업체 직원과 주민들이 재활용품 배출 방식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곳도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B아파트에서는 비닐을 깨끗한 것만 수거한다고 알렸지만 일부 주민이 오염된 비닐을 버리자 수거업체 직원이 “이건 분리배출이 안 되고 종량제 봉투에 넣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한 주민이 “이건 왜 분리배출을 할 수 없냐”고 따지면서 비닐을 다시 집으로 가져가기도 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한 주부는 “나는 깨끗한 비닐의 경우 분리배출 된다고 들었는데 다른 집 주부는 모든 비닐은 아예 분리수거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서로 어느 게 맞는지 헷갈려 했다”며 “어떤 집은 비닐을 이전처럼 재활용으로 분리배출하고 어떤 집은 종량제봉투에 넣어 버린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 C아파트에서는 이날 재활용품 배출을 하면서 큰 혼란은 없었지만 주민들의 불만이 컸다. 관리사무소가 얼마 전까지 비닐·스티로폼을 수거 안 한다고 공지했다 다시 이전대로 배출하라고 안내를 해 일부 주민이 재활용 배출 방식이 갑자기 바뀐 혼란스러운 상황을 따지기도 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몇몇 주민이 ‘분리수거 방식이 왜 이랬다저랬다 하느냐’고 항의를 했다”며 “수거는 업체가 하고 우린 주민들에 안내만 하는데 주민 입장에서는 관리사무소가 안내를 하니 항의도 우리에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욱·오지현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