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시들해졌던 브라질 국채에 고액 자산가들이 다시 기웃거리고 있다. 브라질이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 속에도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신호를 계속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투자의 경우 타이밍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브라질 국채가 환율과 비과세 혜택 효과가 크지만 변동성 역시 확대된 만큼 오는 10월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전후로 투자 시기를 결정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주요 증권사(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신한금융투자·삼성증권)의 브라질 국채 판매량은 2,708억원이다. 브라질 국채 판매는 지난해 1~2월 4사에서만 7,372억원이 판매된 것과 비교해 3분의1로 줄어들었다. 브라질 채권은 이자소득과 매매차익·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다 연 10%의 높은 표면금리 때문에 ‘부자들의 필수 상품’으로 여겨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지난해 4월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할 정도로 금리가 높아(당시 12.25%) 투자 매력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런 매력이 많이 줄어들었다. 원·헤알화 환율이 300원대 초반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개인들이 뒤늦게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 연금개혁안 등 각종 개혁안이 미뤄지며 10월 대통령 선거까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이런 이유로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지난 1월 브라질 국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삼바채권의 가장 큰 장점인 높은 금리 매력도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 브라질 정책금리는 지난달 21일 사상 최저인 6.50%로 내려왔다. 1년여 만에 금리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추가 인하의 여력이 줄어들었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의 정책금리 인하 기조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안정적인 물가 수준을 감안할 때 올해 말까지 정책금리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급 측면에서 물가 압력 등이 하반기로 갈수록 커질 수 있어 향후 금리 인상 전환 시기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에서는 추가 투자를 해야 할지 여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만기까지 장기 상품으로 보유한다면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 환율 변동성을 견디기 쉽지 않은 탓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통령 선거 이후까지 관망하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브라질 채권의 연초 수익률은 여전히 5%로 높고 원자재 가격 등 환율 상승 요인이 많아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오는 2019년 금리 인상도 기존 5회에서 4.5회로 줄어 점차 연기되고 있어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 전 연구원은 “헤알화는 10월 대선 이전까지 현재 수준 내외를 등락하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이후 개선될 것”이라며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로 자본 차익 기대는 감소하겠지만 높은 이자수익, 절세 메리트, 헤알화 안정이 예상되는 점을 반영해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