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개최 문제가 안갯속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제안했지만 러시아의 이중스파이 암살 기도 사건을 둘러싸고 외교 갈등이 격화되면서 정상회담 개최가 어려워지고 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자국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정상회담을 제안해 놓고 곧이어 러시아 외교관을 무더기 추방하는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면서 회담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우샤코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을 때 트럼프가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면서 “미국이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하자는 자신들의 제안을 거부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푸틴 대통령의 4기 대선 승리를 축하하는 전화통화를 했다. 트럼프는 측근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강행한 푸틴과의 통화에서 조만간 정상회담을 열어 여러 현안을 논의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샤코프는 “건설적이고 실무적인 성격의 이 대화(전화통화) 뒤 또다시 양자 관계에 이상이 생기고, 미국의 러시아 외교관 60명 추방과 총영사관 폐쇄, 이에 대한 러시아의 맞제재 등의 사건이 일어났다”면서 “전화통화가 이루어진 이후 양국 정상회담 문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련의 사건 와중에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하기는 당연히 어렵다”면서 하지만 “러시아는 미-러 정상회담이 양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푸틴 대통령과의 마지막 통화를 한 뒤 몇 시간 후에 밝힌 대로 두 정상은 아주 머지않은 미래에, 백악관을 포함해 가능한 장소에서, 양국간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현시점에서 그 이상 보탤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